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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함께 이루어 가는 꿈

김상진 2011-07-22 (금) 16:42 15년전 62432  

황혼에 다시 꾸는 꿈

“와 어르신들도 다들 꿈이 있으셨다는 거네요.” (윤형빈)
“그럼. 나이가 들어도 누구나 꿈은 있는 거야.” (김태원)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오디션 중 한 어르신이 남편 없이 아이들 키우느라 그럴 수 없었지만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노래를 해보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다. 이에 윤형빈이 놀라며 말하자 김태원이 담담하게 대답한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그리고 매슬로우가 말하는 가장 높은 욕구가 자아실현이듯 꿈은 그 꿈을 꾸는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다. 무릎팍도사 강호동이 출연자에게 하는 마지막 질문도 늘 “최종 꿈은 무엇입니까?”이지 않던가.



국어사전을 보면 청춘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다. 52세 이상이 참여할 수 있는 합창단의 이름이 청춘인 것은, 단원들 모두 합창을 통해 인생의 가장 찬란한 봄의 순간을 누리겠다는 뜻일 거다. 그 동력은 지원자 한사람 한사람이 이야기 하는 노래에 대한 꿈이다. 그 꿈들이 합창단으로 모여 모두 함께 새로운 청춘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사회복지사)들은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 함께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그 꿈을 이루어가고 있나? 혹시 꿈보다는 문제나 단편적인 욕구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은가? 청춘합창단 오디션을 보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 대해 배워보자.


‘청춘’, 진심으로 듣다

상대방의 꿈을 알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냥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이야기에 궁금함과 관심을 보이는 태도다. 혼자서 자녀들을 키우느라 노래의 꿈을 접고 살았다는 중년여성,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노래한다는 할아버지, 외아들을 잃은 아픔을 노래로 극복한 부부,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중년남성 등 지원자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지원자 한명 한명에 주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연의 진정성도 있었지만, [남자의 자격]팀이 그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닐곱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울기도 웃기도 하며 진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어찌 담담하게 혹은 신나게 자신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불어 생각해보자. 우리 사회복지사들도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가.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궁금함과 관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성찰해볼 일이다.

청춘합창단 오디션의 또 다른 미덕은 지원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자기 호흡에 맞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만 꺼내고 거기까지만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한 지원자는 자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었다는 말을 했다. 경우에 따라 문제의 해결책은 당사자 개인에게 있고, 해결의 의지도 당사자에게서 출발하게 된다. 스스로 말하게 되면 그에 따라 스스로 성찰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점 역시 청춘합창단에서 배울 수 있다. 물론 모든 문제가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 되지 않는다. 그래서 ‘청춘’이라는 꿈을 들은 후에는 ‘합창단’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합창단’, 관계를 향하다

슈퍼스타K가 성공한 이후 방송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었다. 가수(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아나운서(신입사원), 요리(예스셰프), 재능(코리아 갓 탤런트), 창업(부자의 탄생), 패션(TOP CEO) 등 대한민국 전체가 오디션 중이다. 또한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억대 상금을 걸고 단 한사람(팀)의 우승자를 뽑는다. 그래서 오디션프로그램은 무한경쟁을 통한 성공, 승자 독식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신화를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청춘합창단은 달랐다. 경쟁을 통한 단원 선발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단 한명의 우승자와 우승상금은 없다. 우승자 대신 30여명의 합창단원이 선발되고, 상금 대신 합창이라는 자아실현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합창단을 통한 두 가지 관계다. 첫 번째는 합창단원 끼리의 관계다. 개인의 꿈을 이야기하고 치유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이루어진 것은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였다. 같은 꿈으로 모여 합창단이라는 관계를 이루고, 합창대회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라보며 모두 함께 연습이라는 과정을 만들어간다. 그 안에서 각자는 자신의 장점과 재능으로 기여하되 합창단 전체를 생각해야한다. 합창의 핵심은 하모니 즉 조화다. 개인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혼자서 튀어서는 안된다. 조화 안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다. 말하자면 합창단으로 일종의 공동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문제가 개인의 탓이 아니며,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사회에서 연대로써 함께 풀어야 하는 일도 많다. 사회복지사 역시 개인의 변화와 함께 지역사회의 변화를 동시에 이루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에 열정을 쏟아야한다.

다음으로 지원자들과 제작진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언뜻 생각하면 나이가 많아서 어느 합창단에도 속할 수 없었던 지원자들에게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기회를 제공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합창단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지원자들과 제작진 사이에는 교환이론이 성립한다. 지원자들은 합창을 구성하는 핵심인 합창단원이 되어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합창단에 기여한다. 청춘합창단이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 하더라도 좋은 합창단원이 없다면 어떻게 합창단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 또한 제작진은 지원자들에게 합창단원이 되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것이니 쌍방이 서로 매력적인 자원과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다. 사회복지 사업과 프로그램에서도 주민(참여자)의 역할이 있어야한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주민 스스로의 역할을 발견하고, 기여하게 할 때라야 온전히 주민의 삶이 되는 것이다.




'청춘합창단', 함께 이루어가는 꿈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들으면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라는 가사가 나온다. 사람들은 가버린 봄날을 아쉬워하고, 이루지 못한 꿈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봄은 또 오고, 꽃은 또 피듯이 꿈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꿈을 가진 주민의 이야기를 주민의 언어로 표현하게 돕고 진심으로 들어주어야한다. 또한 같은 꿈을 가진 주민들과의 연대하게 하고, 지역사회가 그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게 힘을 쏟아야한다. 청춘합창단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이루지 못한 꿈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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