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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도플싱어가요제> 익숙한 것에서 시작하기

김상진 2016-01-20 (수) 10:22 10년전 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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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젊은 채널을 표방한다. 요즘 잘나가는 예능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모두 jtbc 예능이다. 다른 종편 방송들이 중년이상을 겨냥한 예능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다면, 앞서 예를 든 프로그램들에서 알 수 있듯이 jtbc 예능의 타겟 시청층은 젊은이들이고 괜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젊은 층이 주도하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나 SNS상 화제성에서도 타 종편 뿐 아니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jtbc 젊은 예능 전성시대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2013년부터 시작된 <히든싱어>다. <히든싱어>에는 원곡 가수를 긴장시키는 모창능력자의 실력과 원곡 가수의 명곡들을 다시 듣는 맛이 있었다. 그래서 방송 후에는 모창능력자들이 포털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았고. 방송에 나온 노래들은 음원차트 상위권에 다시 등장하곤 했다.

<히든싱어4> 방송을 앞두고 추석 특집으로 <도플싱어가요제>가 방송되었다. <히든싱어> 시즌 1~3에서 실력을 보인 8명의 모창능력자들이 원곡가수와 팀을 이루어 노래를 부르고, 8팀 중 베스트커플 한팀을 뽑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매회 <히든싱어>에 최고의 가수들이 출연해온 것처럼 이번 <도플싱어가요제> 라인업도 화려했다. 환희, 이재훈, 장윤정, 임창정, 이수영, 휘성, 윤민수, 이승환이 각자 자기 모창능력자와 팀을 이루어 참가했다. 모창능력자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해서 연예인패널과 방청객들이 진짜 가수인지 모창능력자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었다. 또한 1, 2회 평균 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익숙한 것에서 시작하기
<도플싱어가요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익숙한 것을 잘 활용했다는데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도플싱어가요제>에는 앞선 시즌 <히든싱어> 출연자들이 나왔다. 이재훈 닮은 꼴 임재용, 1표차이로 이승환을 누른 김영관, 시즌 3 모창능력자들 중 우승을 차지한 환희 모창능력자 박민규 등 이제는 원곡 가수 만큼이나 익숙한 출연자들이 모두 나왔다. 또한 통 안에서 노래하는 두 사람 중 누가 원곡 가수인지를 맞추는 포맷 역시 <히든싱어>와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 연예인패널들이 출연해 원곡 가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 역시 <히든싱어>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장면이었다.

사회복지를 할 때 새로운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것에서 출발해야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 주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뭔가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 익숙한 것을 당사자와 함께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를 고민해보면 좋겠다.

많은 기관들이 하고 있는 ‘김장 한포기 더’ 사업도 우리에게 익숙한 늦가을 일상인 김장에서 출발했다. 처음 ‘김장 한포기 더’를 생각해낸 사회복지사는 누구나 하는 김장, 누구나 필요한 김장을 굳이 기관에서 해서 나눠드려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김장으로 이웃과 이웃이 어떻게 만나게 할지를 생각했다. 어차피 담는 김장 한포기 더 해서 이웃과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익숙한 일상이고, 참여하기 쉬운 발상이었다.

사회복지사가 만나고 일하는 것은 주로 당사자의 일상이다. 특별하거나 굉장하기 보다는 익숙하기 그지없는 일상이다. 하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모두 똑같거나 뻔한 것은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을 때 익숙한 것은 당사자의 삶을 단단하게 세우는 단초가 된다.


목적을 분명히 하기
jtbc는 왜 추석에 <도플싱어가요제>를 방송했을까? <히든싱어>가 워낙 잘되는 프로그램이니까 추석특집으로 만들어 본 걸까? 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다. <도플싱어가요제>가 방영된 시점은 추석이기도 했지만 <히든싱어4> 첫 방송이 시작되는 10월 3일의 일주일 전이기도 했다. <도플싱어가요제>는 9월 26일, 27일 2회 방송되었다. 1회 말미에는 <히든싱어4>에 출연 예정인 원곡 가수 6명의 노래를 한소절씩 들려주고 그 중 원곡 가수를 찾는 미션을 보여주었고, 2회에는 <히든싱어4> 첫회 출연자가 보아임을 알리는 예고 방송을 보여주었다.

<도플싱어가요제>는 <히든싱어1~3>를 활용하여 <히든싱어4>로 넘어가는 연결점으로 한편의 잘 만든 예고편이었다. <도플갱어가요제>를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래 다음주부터 <히든싱어4>를 시작하는구나. 봐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도플싱어가요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잘된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 원인은 재미있는 추석특집 만들기와 <히든싱어4> 띄우기라는 두 가지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회복지사업을 하며 익숙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김장 한포기 더’를 생각한 사회복지사가 더 많은 김장을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다. 그는 김장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관계를 넓히고 깊게 하는 일을 생각했다. 그렇게 하니 참여하는 사람들의 재미와 김장의 맛은 덤으로 따라왔다. 지금 나는 왜 그 사업을 하는가? 당사자와 어떤 일을 하고자 하며 어떤 변화를 원하는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플갱어가요제>의 성공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묻고 있으며, 찬찬히 성찰해볼 것을 권한다.

가수는 노래를 통해 대중에게 감동을 전한다. 가수가 하는 일은 표면적으로 노래하는 것이지만, 그가 진짜 원하는 것은 대중의 감동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도플싱어가요제>에 빗대어 대답하자면 당사자의 익숙한 것에서 시작해서 당사자를 주체적으로 세우고 지역사회와 당사자의 관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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