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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월간 윤종신>과 주민 만나기

김상진 2018-05-02 (수) 12:42 8년전 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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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걸 윤종신은 8년째 해내고 있다. 2010년 3월 25일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막걸리나>부터 시작된 ‘월간 윤종신’은 매월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는 프로젝트다. 물론 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009년 6월부터 <소셜워커>에 ‘대중문화와 사회복지 글’을 쓰고 있다. 아무리 TV 보는 거 좋아하고 대중음악을 즐겨 듣는다지만 매달 소재 하나씩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매달 노래 한 곡을 완성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작사, 작곡, 편곡, 가수 섭외, 레코딩, 이미지 디자인, 뮤직비디오 촬영, 음원 발매까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8년째 하고 있는 셈이다.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4월 18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 비결 하나를 알 수 있었다. 타이거JK가 함께 작업할 가수를 섭외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오히려 그런 방법도 있어요. 월간 윤종신을 오래 하고 있는데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던지는 방법도 있어요. 저 형은 그냥 부탁하는 사람이구나.” 월간 윤종신에는 지금껏 수많은 가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완선, 윤상, 이적, 김범수, 정인, 스윗소로우, 킹스턴 루디스카, 루싸이트 토끼, 강승윤, 송민호, 스윙스 등 다양한 경력과 장르의 음악인들이 함께 했다. ‘월간 윤종신’이 가능했던 건 이렇게 많은 음악인들이 참여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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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무언가를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일을 할 주민이다. 사회복지계에 주민조직화, 지역복지가 화두가 되면서 떠오른 게 ‘주민 만나기’다. 모든 사회복지사가 주민 만나기를 하고, 한 사회복지사가 하나의 주민모임을 하는 것을 비전에 넣고 일하다 보니 지역복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우리 기관을 찾는 사회복지사들이 종종 있다. 그들이 하는 질문 중 공통적인 것이 주민 만나기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만나고 온 내용은 어떻게 나누고 사업으로 풀어내는지, 처음 만났을 때는 무슨 말로 시작하는지. 여러 가지를 묻는다. 그리고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주민 만나기 뿐이랴. 지역에 나가 무언가를 묻거나 부탁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8년 넘게 ‘월간 윤종신’을 해온 윤종신의 팁은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던지는 방법’이다. 윤종신은
한 인터뷰에서 원래 노래라는 것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한다고 했다. 소재도 소소하고 간단한 것에서 떠올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신이 애당초 노래를 가볍게 생각했으니 가수 섭외도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던지듯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가 주민과 하는 일도 소소하고 간단한 것에서 출발한다. 복지관 주민조직화도 70~90년대 철거민 투쟁, 노동자 투쟁처럼 생존에 관한 일이나 무거운 소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민의 일상 중 소소하고 간단한 것에서 시작한다면 주민 만나기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만나는 주민이 자랑스러워할 이야기, 잘 하실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욱 술술 풀릴 것이다. 그러니 주민 만나기는 그저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던지는 방법’으로 하면 좋겠다. 그러면 주민은 으레 저 사람은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물어보고 부탁하는 사람이구나 할 것이다. 일면식 없는 사람보다 그런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낄 것이다. 혹 지역에 무슨 일이 생기면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인사하고 묻고 부탁하는 사람 찾지 않겠는가.
 
 
관심, 기록, 활용
<라디오스타>에서 하이라이트 용준형이 ‘월간 윤종신’의 팬이라면서 한 번 정도는 자신을 찾아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윤종신은 용준형을 만날 일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전화 잘 안 해요. 만나서 오케이 하면 장부에 적어놔요. 그랬다가 곡 쓰다가 이 곡 누가 부르면 좋겠다 싶으면 장부에 있나 보고 있으면 ‘좋아!’ 하고 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용준형, 같이 출연한 십센치 권정열을 장부에 적어두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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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만나기 후에 할 일은 주민과 만난 일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심, 기록, 활용을 말하고 싶다. 주민은 그냥 만나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하면 된다. 그런데 주민은 그냥 만나면 안 된다. 우리가 주민을 만나는 것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 음악 작업을 위해 음악인들을 만난다면 우리는 사회사업 하기 위해서 주민을 만난다.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에 함께 할 의사가 있는 음악인들을 장부에 적어두듯, 사회복지사도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야 한다.
 
그렇다고 주민 앞에서 ‘장부’를 꺼내서 기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민 만나기’니까 그렇다. 보통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 나눌 때 종이를 꺼내서 기록하지 않는다. 주민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기록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주민의 이야기에 최대한 집중한다. 집중은 관심에서 나온다. 지역과 주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으로 바라봐야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해야 기억나는 법이다. 관심은 주민뿐 아니라 사회복지사가 하고 싶은 사회사업에도 닿아 있어야 한다. 주민의 이야기와 사회사업이 맞닿는 지점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관심을 기울여 집중해서 들은 이야기는 주민 만나기 후 바로 기록한다.
 
주민의 이야기 특히 관심사, 강점, 의지 등을 잘 기록해두면 나중에 사회사업으로 풀어 낼 수 있다. ‘월간 윤종신’ 가수는 어떻게 선정하냐는 질문에 대해 윤종신은 곡을 쓴 후 누가 좋을지 생각을 하기도 하고, 가수를 정해놓고 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사회사업도 마찬가지 아닌가. 사업을 먼저 구상하고 그에 맞는 주민을 찾는 경우도 있고, 주민과 나눈 이야기나 특정 주민들을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건 사회복지사가 만나고 관계 맺은 주민들이 있다면, 특별히 관심사, 강점, 의지를 알고 있는 주민이 있다면 그 사업을 잘 시작할 수 있다.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의 시작 이유를 자구책이라고 했다. 앨범을 몇 년에 한 번씩 내니 효과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앨범 내면 겨우 3개월 활동하는 데 그게 안 되면 공연도 안 되고 다 안 되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2008년 11집 <동네 한 바퀴>까지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하던 방식을 탈피하여 한 달에 한 곡씩 ‘월간 윤종신’을 발표하고 있다. CD에서 음원으로 넘어간 시대에 음악인으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시대 변화는 음악인 윤종신에게만 오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사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윤종신이 가수를 섭외하는 방식, 특별히 ‘수시로 만날 때마다 계속’ 정신과 ‘관심, 기록, 활용’을 배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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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워커> 2018년 5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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