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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슈가맨>

김상진 2016-01-20 (수) 10:54 10년전 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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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1970년대에 활동한 무명 미국가수였으나 정작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큰 인기를 구가했던 로드리게스를 찾아나선 과정을 담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서 제목을 따왔다. 여기서 ‘슈가맨’은 가요계에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사라진 가수를 의미한다.

<슈가맨>의 MC 유재석과 김이나, 유희열, 산다라박이 각각 팀을 이루어 대결을 펼친다. 슈가맨 추천 동영상을 보여거나 슈가맨이 직접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방청객(슈가맨판정단)들이 슈가맨이나 노래를 아는 경우 불을 밝혀 공감을 표시한다. 이후 양팀은 프로듀서와 쇼맨의 조합으로 슈가맨의 히트곡을 재해석한 무대로 대결을 펼친다.


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매회 <슈가맨>은 "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공감확대재생산뮤직쇼"라는 MC들의 멘트로 시작한다. 오프닝멘트 안에 <슈가맨>의 성격과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90년대를 전후한 시대에 활동한 가수의 최대 히트곡은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노래지만 그 노래를 모르는 사람 혹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것이다. 하지만 히트한 대중가요의 속성상 대중성을 담고 있다.

노래를 처음 듣거나 어렴풋이 아는 슈가맨판정단들에게 노래가 주는 감동이라는 공감이 확대된다. 여기에 요즘 활동하는 프로듀서와 쇼맨(후배가수)들이 재해석한 노래는 재생산이라는 소개에 정확히 부합한다. 또한 시청자들 역시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부른 가수를 보고 노래를 듣고 리메이크된 후배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혹은 MC와 슈가맨판정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은 공감이 큰 공감으로 확대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MC, 슈가맨, 프로듀서, 후배가수, 슈가맨판정단 등 다양한 주체가 등장한다. 이 중에서 프로그램 제목이기도 한 슈가맨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슈가맨은 말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였다. 그 한곡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그 시점이 지난 뒤 대중들의 기억에서 그 다음이 없는 잊혀진 사람이 되었다. 그에게 <슈가맨>은 어찌보면 좀 겸연쩍고 쓸쓸한 추억을 나누는 자리일 수 있다.

하지만 짧은 힌트를 듣고도 예전에 노래방에서 많이 불렀다며 노래를 맞히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자기 노래를 따라부르는 사람들을 볼 때 비록 전성기와는 다르겠지만 일종의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장치가 슈가맨판정단들이 밝히는 불이다. 슈가맨이나 노래를 아는 경우 각자 전구의 불을 밝히게 되는데 슈가맨은 그 불빛을 바라보고 불빛을 배경으로 노래하게 된다. 또한 MC들은 자상하게도 그 시절 에피소드와 이후 활동을 하지 못했던 사연, 근황 등을 물어보고 경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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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순간을 이야기할 때 웃음을 띄거나 자부심을 보인다. 비록 지금은 슈가맨처럼 전성기에서 멀어졌다 할지라도 내가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순간은 그것만으로 소중한 추억이다. 우리가 만나는 주민, 당사자들도 그렇지 않나. 그들 역시 어려운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슈가맨>에 출연한 슈가맨들이 대부분 소속사 문제로 대중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듯이 주민, 당사자들도 어떤 이유 때문에 그랬지만 다들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당사자들의 강점이나 자원이 들어있게 마련이다. 예전에 무엇을 잘하셨는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떤 분들과 잘 지냈는지 당사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다. 우리가 주민, 당사자의 현재 뿐 아니라 과거에도 집중해야하는 이유 말이다. 그냥 집중하는 게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집중하고 경청해야한다. 마치 <슈가맨>의 MC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처럼 공감을 잘 표현해야한다.


공감재생산
<슈가맨>에서 앞서 살펴본 부분까지는 과거의 이야기와 노래에 머문다. 하지만 <슈가맨>은 한 걸음 더 나간다. 프로듀서와 쇼맨들이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들려주고 세대별 슈가맨판정단들의 투표로 승리팀을 결정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전반부에서 노래에 대한 공감을 극대화한 후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노래를 들려줌으로써 원곡의 호감을 리메이크곡으로 그대로 이어간다. 또한 원곡을 모르던 세대들도 지금 활동하는 가수들이 부른 새로운 노래를 통해 원곡에 다가가게 된다.

주민, 당사자의 과거에서 강점, 자원을 알고 난 후 아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미들을 만들어야한다. 우리 복지관 살림장터 회원 중 한분은 십년 이상 그저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 중 한분이었는데 알고 보니 뜨개질을 잘하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이 만든 수세미를 다른 분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하여 수익도 올릴 수 있었다. 늘 술에 취해 계시던 아저씨는 알고 보니 예전에 목수 일을 하셨고 놀이터에서 놀이 프로그램을 할 때 장기판, 윷놀이판을 멋지게 만들어주셨다.

또한 어느 복지관에서는 당사자와 이야기를 하던 중 예전에 잘 알고 지내던 사람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 분과 다시 연락을 하시게끔 도와드려 그 분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사연도 있다. 이렇게 과거를 경청, 공감해드리고 그것에서 발견한 강점, 자원을 새롭게 현재화 시키는 것은 당사자에게나 사회복지사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대중가요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는 오디션, 경쟁이 화두였다면 지금은 예전 노래를 재발견하고 원곡가수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는 방식을 보여준다. <히든싱어4>는 ‘가수가 진짜 가수가 되는 무대’라는 컨셉트로 출연가수를 돌아보고, <복면가왕>에는 예전 가수들이 심심치 않게 출연하여 가창력을 새롭게 보여준다. 여기에 <슈가맨> 역시 가수들을 존중하고 존경심을 보여준다.

2015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올 한해 우리는 우리가 만나는 주민, 당사자를 존중하고 존경하며 만났나. 그들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함께 발견하고 세워드렸나. 성찰하며 한해를 마무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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