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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걱정말아요 그대> 2016년의 숙제

김상진 2016-01-22 (금) 16:28 10년전 6657  
<응답하라 1988> 20회 최종회는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9.6%로 케이블TV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응답하라 1988>은 1988년 쌍문동을 배경으로 살았던 이웃들의 이야기들을 담아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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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이제 <응답하라>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리메이크 가요들이다. 이번에도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오혁의 <소녀>, 김필과 김창완의 <청춘>을 비롯한 많은 리메이크 곡들이 적재적소에 쓰여 그 장면과 캐릭터의 분위기를 살렸다. 게다가 <응답하라 1988> 방영 내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드라마와 노래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응답하라 1988> 2회. 모친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성동일은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최택(박보검)에게 "넌 엄마가 언제 제일 보고싶냐"고 묻는다. 십대 후반의 최택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 최택은 “매일매일 보고 싶어요”라 답한다. 대화가 끝날 때쯤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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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아요 그대 -이적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힘든 얘기들 모두 꺼내어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알려진 것처럼 <걱정말아요 그대>는 2004년 전인권 4집에서 처음 발표되었고, 2013년 재결성해 발표한 들국화 앨범에 다시 수록되었던 노래다. 하지만 이번에 이적이 리메이크하면서 더 크게 사랑을 받게 되었다. 앞서 살펴본 장면 외에도 <응답하라 1988>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에 많이 쓰이면서 노래에 이야기나 정서가 담기고 여기에 대중들이 공감한 것이 사랑받은 요인일 것이다. 여기서 공감은 단순히 드라마 장면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여전히 힐링과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인권이 작사, 작곡하고 이적이 부른 노래는 어떻게 우리를 위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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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사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다. 그리고 노래 전체에서 ‘그대’가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우리 함께 노래’하거나 ‘우리 다함께 노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 ‘가슴 깊이 묻어버리거’나, 자기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다. ‘떠난 이’에게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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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첫 번째 이유는 함께 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걱정말아요 그대> 1절에 나오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를 보면 그렇다. <응답하라 1988> 공식포스터에 ‘내 끝사랑은 가족입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응답하라 1988>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어려움이나 문제는 일차적으로 가족들과 공유되고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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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걱정말아요 그대> 2절 가사는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가 되어 ‘함께’가 ‘다함께’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를 <응답하라 1988>에 대입해보면 갑자기 쓰러져 입원하게 된 최택 아버지를 위해 이웃들이 돌아가면서 간병을 하거나, 시어머니에게 안좋은 말을 들은 선우 어머니에게 이웃 아줌마들이 위로하고 힘을 주는 식이다. 즉 ‘다함께’가 되면서 가족에서 이웃,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사회복지가 해야 할 일도 ‘함께’를 ‘다함께’로 확대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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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 역시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게 함의를 준다. 문자 그대로 보면 자기 가슴 깊이 묻어버리거나, 자기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라는 말은 참 무책임하다. 마치 ‘그대’가 걱정하는 일의 책임이 ‘그대’에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혼자 삭히고 혼자 감내하라니 참 무심하다. 그래도 핑계를 달아주자면 이렇다. 결국 그 걱정을 대신해 줄 사람은 없다는 메시지다.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함께’하고 ‘다함께’할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말이 덧붙여지니 용기를 갖고 이겨내보자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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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스스로 자기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그것을 책임질 의무 역시 그에게 있다. 사회복지사가 대신해주고, 대행해주어서는 안된다. 당사자의 자원, 당사자의 능력, 당사자의 강점을 믿고 함께 하는 사람이며, 이를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할 사람, ‘다함께’ 할 사람들을 당사자와 함께 찾아보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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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의 원곡과 이적의 곡이 다른 점 중 하나는 곡이 끝나는 지점이다. 전인권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가사를 반복하며 페이드아웃으로 끝낸다. 그에 반해 이적은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로 노래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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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절 가사에 나오듯 ‘그대’가 힘들어 하는 것은 ‘힘든 일이 많’아서 ‘새로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노래의 화자가 ‘그대’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적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고 위로한 후,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당사자를 위한 ‘새로운 꿈’은 무엇일까. 2016년 한해 동안 우리가 당사자와 함께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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