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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배우학교> 박신양의 다음 세대 키우기

김상진 2016-03-23 (수) 14:04 10년전 5785  
 
올해로 배우 데뷔 27년 차!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연기 완생 박신양에게 연기 미생인 일곱 남자가 찾아왔다. “도대체 연기가 뭐란 말입니까~!!! 네에~???” 연기에 상처받고 똑같은 연기에 지친 연기 미생들이 배우학교에 모였다! 웃고 즐기는 '연기 수업쇼'를 기대했다면 나가라! 여기서는 '진짜' 그리고 '혹독한' 연기 수업이 펼쳐진다! 스승과 제자가 만들어가는 리얼 성장 드라마! 단기속성 액팅 클라쓰, 배우학교!
- 공식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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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배우학교>에는 연기선생님 박신양 외에 24년차 배우 이원종, 신인급 배우 심희섭과 박두식, 아이돌가수이면서 연기에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는 장수원, 남태현, 연기도 하고 싶은 예능인 유병재와 개그맨 이진호가 학생으로 출연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배우학교>에 입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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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 스스로 발성법, 집중력을 가르치기도 하고, 국립발레단 발레리나의 발레 지도, 무술감독이 진행한 체력단련 등 기술적인 공부가 계속된다. 하지만 학생들과 시청자들의 뇌리에 더 깊이 남는 것은 연기를 하는 이유, 연기철학을 끊임없이 다듬는 박신양의 집요함이었다.

입학 첫 날 박신양은 학생들에게 세 가지를 답하게 한다. “연기가 왜 하고 싶지?”, “연기란 무엇인가, 연기자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학생들은 저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만 이내 그런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평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깨닫고 당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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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식은 “그냥 평범한 배우가 되고 싶은 사람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박신양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니면 평범한 배우가 되고 싶은 거야?”고 다시 묻는다. “그냥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고 하자 이번엔 “그냥 배우가 뭐야?”라 묻는다. “쟤 나오니까 그냥 봐야지하는 배우”라고 박두식이 답하자 “그건 그냥 배우가 아니라 신뢰성이 엄청난 배우를 이야기하는 거 아니야?”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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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자기 생각에 강하게 집중하게 하고, 세밀하게 다듬도록 끊임없이 질문한다. 단 학생들의 생각에 답을 내리지 않는다. 여러 차례 소심한 모습을 보인 심희섭에게는 좀 더 적극적이 되라고 조언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장수원에게는 배우는 욕망덩어리가 되어야한다며 감정을 더 표출해보라고 할 뿐이다. 결국 깨닫는 것도 답을 찾는 것도 철저히 학생들의 몫이다. 박신양의 날카로운 질문들과 애정 어린 조언들은 학생들을 더욱 집중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목적을 상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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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일이다. 좋은 후배, 좋은 후임을 잘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배우학교>의 박신양은 우리에게 함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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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박신양이 학생들과 시청자들에게 연기선생님이라는 역할을 획득해낸 계기를 살펴보자. 박신양은 27년간 쭉 주연을 도맡아온 정상급 배우다. 그 사실 만으로도 연기선생님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왜 하필 박신양이냐고 묻는다면 어떨까. 실제 유병재는 농담 삼아 꼭 박신양이 아니라더라도 혹 최민식이나 송강호였더라도 그들에게 배웠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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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은 대학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제대로 된 연기를 배웠고, 그 뒤로도 부족함을 느껴 러시아에 가서 새로운 좋은 선생님을 찾아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매 순간 학생들에게 집중하고 한 흐름도 놓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그런 선생님들께 배웠기 때문이다. 그 진심은 고스란히 학생들과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박신양이 진짜 연기선생님으로 설득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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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다음 세대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제대로 배워야한다. 인생이 바뀌었다고 느낄 만큼 제대로 배워야한다. 그 후 일종의 소명의식처럼 다음 세대를 만나고 가르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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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박신양이 연기선생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그 스스로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 박신양은 학생들에게 쉴새 없이 발성 연습, 표현 연습을 시킨다. 또한 학생을 바라보는 가장 큰 기준은 진짜로 믿어지느냐다. 그것이 그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적용되는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철저히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K팝스타>의 박진영을 들 수 있다. 박진영은 자신을 찾아오는 오디션도전자들에게 어떻게 발성하고 어떤 자세로 고음을 내는지, 어떻게 감정을 잡아야하는지를 집요하게 가르친다. 왜냐하면 박진영 역시 매일 일어나자마자 발성연습과 체력단련을 두 시간 이상씩 하고, 매년 좋은 보컬 선생님을 찾아 배우러 다니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뜻 들으면 이해하기기 힘든 어깨를 내리고 노래를 하라거나, 대충 부르듯이 노래하라는 이야기도 이제는 그 이유와 효과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은 후배를 키우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어야한다. 끊임없이 방향과 정합성을 따지고, 늘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어야한다. 그래야만 후배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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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것처럼 박신양은 학생들의 성장에 큰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핵심을 따져 묻는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갈수록 학생들은 성장한다. 물론 이는 그가 말하는 좋은 선생님들께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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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박신양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학생들이 사물, 동물 등 표현 연기를 발표한 후 선생님 혼자 코멘트를 말하지 않는다. 동료의 연기를 본 다른 학생들 역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다. 동시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동료를 도와주기 위해서 성심성의껏 코멘트를 하는 거야. 코멘트는 보고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본 것에 감사하면서 도움 될 수 있는 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얘기해야 해. 자 도와주는 코멘트 해볼까.” 학생들이 서로의 연기에 집중하고 더욱 진심과 열정을 담아 코멘트 할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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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선생님으로 학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칠 뿐 아니라 동시에 학생들 역시 좋은 연기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식이다. 우리가 실습생이나 후배들을 대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선생님이나 선배로서 나의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해주어야한다. 왜냐하면 ‘연기를 잘해보고 싶다’는 한 가지 목적으로 모인 <배우학교>의 학생들처럼 실습생이나 후배들에게도 ‘사회복지 잘해보고 싶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답을 찾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같은 엄격한 연기선생님처럼 보이지만, 박신양은 학생들에게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실수하라고 이야기한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스스로 실수하고 있다고 한 장수원에게 “결국 끝끝내 실수하다 나가면 되는 건데. 앞으로 목표는 과감하게 실수하자”며 다독인다. 박신양의 관심은 <배우학교>가 아닌 학생들의 ‘배우인생’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의 삶 역시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 긴 시간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후배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매주 목요일 밤 우리도 박신양의 연기 학생이 되어 힌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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