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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지역사회복지관 주민교육에 대한 제언

김대호 2016-06-03 (금) 16:15 10년전 8236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지역복지관이 왜 존재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역주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한번 쯤 돌아볼만한 일이다.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진정 지역주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여기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의 차이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민을 위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역 주민을 단순히 서비스 수혜대상이 아닌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바라보고 참여를 통한 주민의 성장이 주민을 위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가지의 개념 중 무엇이 옳고 그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주민을 위한다라는 개념 자체를 바라보는 사회복지사의 가치지향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두 번째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많은 사회복지현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이는 지역 주민을 단순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住民)으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실제로 지역의 주인인 주민(主民)으로 세울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
 
사회복지사는 언제든 그 지역을 떠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 지역에서 생활하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주민을 주인으로 세우는 과정을 지속해야만 지역에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가 주체가 되어 주민들을 단순한 동원 대상으로 참여시키게 된다면 그 사회복지사가 일을 그만둔 이후에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반대로 사회복지사는 조직가의 역할과 촉진자의 역할을 하면서 지역주민을 세우고 주민지도력을 키워낸다면 그 사회복지사가 빠진다고 해도 그 지역의 일은 자생적으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복지관이 지역주민을 위해 일을 한다고 말한다면 사회복지관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 아니라 지역의 해결할 일을 주민들이 할 수 있게끔 함께해야 한다.
이 과정에 있어서 주민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주민의 성장을 위해 주민교육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나마 이런 관점에서 사회복지관이 주민교육을 기획한다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주민교육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은 기획되어 있는 주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미 연초에 본인들이 세운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주민교육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인문학부터 금융교육, 내면치유, 가족치료, 최근에는 사회적경제의 영역까지...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우선 위에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이미 교육의 주제는 연초에 사회복지사가 정했다. 이제 시기가 되면 사회복지사는 본인이 기획한 주민교육을 시작한다.
가장 첫 번째 하는 일은 그와 관련된 계획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목적부터 목표 그리고 이론적 배경까지 기가 막힌 계획서를 작성한다.
 
그 다음은 교육 주제에 맞는 강사를 섭외한다. 강사도 물론 여러 기관의 추천이나 간접적 경험을 통해서 훌륭한 강사를 섭외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다. 이제 부터는 교육에 참여할 지역 주민들을 모집하는 홍보를 해야 한다.
물론 홍보지도 멋지게 제작하여 지역게시판에 붙이고 현수막도 그럴싸하게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인다.
 
이때부터 사회복지사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모든 준비는 완벽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오지 않으면 어쩌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기획부터 과정까지 흠잡을 때 없이 잘 준비한 주민교육 프로그램인데 왜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해답은 없는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회복지사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 같다. 교육의 주제부터 기획 홍보 그리고 평가까지 주민들과 함께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우선 교육주제를 선정하기 전에 지역의 주민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에게 현재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이야기를 주민교육의 주제로 선정한다.
 
그 다음은 선정된 주제의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직접 말을 한 주민들을 설득해서 함께 교육의 기획을 진행한다. 계획서는 사회복지사가 쓴다고 하더라도 내용 자체는 이야기를 직접 하신 주민들의 말을 담는 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홍보도 사회복지사와 주민이 함께 진행한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함께 홍보지도 만들고 현수막도 만든다. 그리고 동네 이웃들을 만나면서 사회복지사와 주민이 함께 기획한 교육을 홍보한다.
 
이 순간부터 주민교육 자체는 사회복지사 개인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주민들과 함께 기획한 지역의 주민교육이 된다. 교육을 기획하고 만들어간 것은 사회복지사 개인이 아니다. 주민교육이 잘 진행되고 그렇지 않고의 책임에서 함께 만들어간 주민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 주민교육의 과정이 진행된다면 함께 준비한 주민들은 이 교육을 홍보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정 안된다고 하면 정말 친한 이웃을 양손에 한명씩 잡고 교육 당일 데려올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사회복지사는 주민교육을 진행할 때 주민이 오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최소한 나와 함께 교육을 준비한 주민들은 오실 테니까, 또 그 분들이 책임지고 한 두 명 이상씩은 더 데려 올 테니까 말이다.
 
이제 다시 원래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주민교육 자체를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그분들과 함께 기획하고 평가까지 진행하는 과정으로 진행을 할 때 어떤 문제가 있고 개선이 되어야 할까?
 
나는 교육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우리는 흔히 교육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미지를 떠올리면 선생님이 말하고 학생들은 듣는 방식을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에서까지 그런 교육들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교육 자체에서 남는 것이 있는가? 물론 남는 것은 있다. 필기하고 외우기만 한다면 얻어가는 것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단순히 듣는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 참여자의 입장이라면 얻어가는 것은 더 많을 수 있다.
 
선생님의 강의는 선생님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것이 진리라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철학이나 시사 사회문화 등에 있어서는 피교육자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다.
내가 생각할 때는 교육을 듣는 주민들이 본인의 생각 자체를 말로써 표현하는 것이 단순히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것보다 더 합리적이고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토론식 수업 자체가 그분을 사유하게끔 하고 본인의 생각 자체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연습이 될 수도 있다. 우리도 한번 떠올려보자 단순히 내가 듣는 교육과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교육과 어떤 것이 더 기억에 남는가?
 
파울로 프레이리는 페다고지에서 은행저금식 교육과 문제제기식 교육이라는 것으로 이 내용을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서 교육 방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과 상호배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사회복지관에서 주민교육을 하는 목적 자체를 주민의 임파워먼트 혹은 역량강화로 설정한다.
여기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주민들에게 교육만 시키면 임파워먼트가 되고 역량강화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임파워먼트는 무엇인가? 또 역량강화는 무엇인가? 주민들이 의식화되고 사유하고 성찰하는 힘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단계는 현재 사회복지관의 주민교육 시스템에서는 머나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선은 교육을 통해서 그 분들이 지역에서 사는데 어려움이 없게끔 하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사회복지사들이 주민들의 역량강화를 시키기 위해 교육을 한다는 말 자체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본인들보다 인생의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고 삶의 희노애락을 겪을만큼 겪으신 분들을 어린 나이의 사회복지사가 고작 대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또 사회복지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역량강화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것 아닌가?
 
나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주민으로써 우리 동네 사회복지사가 주민(나)를 역량강화시키기 위해 교육을 하겠다고 말한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내가 역량강화가 되어야하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사회복지사들도 결국 본인의 거주지에서 주민 아닌가? 그런데 누군가 나를 역량강화 시켜야할 대상이나 존재로 바라본다면 기분이 어떨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다시 돌아와서 지역주민들이 사는데 어려움이 없게끔 하는 교육 자체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온다. 그리고 어찌 보면 사회복지사들이 생각하기에는 교육 주제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한 주민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교육이다. 어떤 혼자 사는 남성이 본인은 혼자 살기 때문에 반찬 만드는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사회복지사는 이 부분도 주민교육으로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 분들에게는 생존과 관련된 절실한 교육의 욕구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 어느 것이 생존보다 더 먼저일 수가 있겠는가? 반찬교육을 하찮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처지를 공감하면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더 확장되어 생각을 해본다면 혼자 사는 남성들을 위한 반천교육이 기획된다면 강사의 섭외 자체도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지역의 주민이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유명한 요리사를 강사로 초청하면 이목을 끄는 효과가 있겠지만 독거남성들이 원하는 반찬은 그저 우리 동네 아줌마들이 하는 멸치볶음이나 콩자반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지역의 주민들이 선생님이 되고 또 학생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상호간 주민교육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유명한 강사가 와서 어려운 말을 하고 가는 것만이 주민교육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역에도 훌륭한 선생님은 아주 많다. 우리가 찾지 못했고 믿지 못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 예를 들어보자 이제 막 결혼한 새댁은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고 싶다. 그렇다면 지역의 주부나 할머니들이 선생님이 되어줄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짚신 만들기 교육을 한다고 하면 지역의 할아버지들이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최근 사회복지관에 유행하듯이 번지고 있는 도시텃밭사업의 경우에도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농사 짓는데 있어서 매우 훌륭한 선생님들이 되실 수 있다.
 
물론 이런 교육이 아니라 전문적인 분야의 교육이라면 강사를 초빙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것 자체도 동네에서 주민 중에 찾아보다가 정 없으면 섭외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이런 상호간의 배움을 통해서 이웃의 관계는 확정되고 지역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이것도 임파워먼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찌되었던 이런 교육들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변화가 되었다고 느낄 때 아마도 사회복지관이나 사회복지사에게 또 다른 교육을 요청할 것이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임파워먼트 즉 의식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수준의 철학이나 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 자체는 그 분들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단순히 교양 쌓기에 불과한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작 자체는 그분들의 삶과 밀접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주민교육을 바라보는 시선도 필요하다. 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주민교육이라고 하면 우리는 선생님이 와서 강의를 하는 방식으로 고착화해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것만 교육인가? 다른 마을에 가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교육이 된다. 또한 주민들 서로 상호간 대화를 통해서도 교육이 된다. 그분들의 일상 자체가 충분히 교육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교육에 있어서 너무 고착화된 생각과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당신이 만나고 있는 주민과의 대화 속에서 상호간의 교육은 진행 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지금까지 정말 두서없이 지역사회복지관의 주민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제언이라고 포장하여 이야기 해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지역사회복지관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이런 관점으로 주민교육을 바라보고 진행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것을 방식으로만 생각하여 진행한다면 제대로 진행 될 리가 만무하다. 진정 주민을 위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고자 한다면 사회복지관과 사회복지사들도 주민교육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를 키우는 학습이 먼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관부터 주민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지향이 변화한다면 사회복지관의 주민교육은 지금 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주민이 원하는 교육이 무엇일까? 또 주민이 역량강화하기 위한 진정한 주민교육은 무엇일까? 주민교육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지역주민들의 삶과 연관되어 성장시키는 중요한 지역의 필요한 과정으로 생각해보면 좋겠다!
 
2016.06.02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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