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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영화 <럭키>와 강점 찾기

김상진 2017-06-20 (화) 12:52 9년전 9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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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 완벽한 킬러! 목욕탕 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삶이 뒤바뀌다?!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은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된다. 인기도, 삶의 의욕도 없어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은 신변 정리를 위해 들른 목욕탕에서 그런 형욱을 보게 되고, 자신과 그의 목욕탕 키를 바꿔 도망친다. 이후 형욱은 자신이 재성이라고 생각한 채,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인생에 단 한번 찾아온 초대형 기회! 초특급 반전! 이것이 LUCK.KEY다!

- Daum 영화, <럭키> 줄거리



강점 찾기
목욕탕에서 넘어진 후 형욱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스스로 재성이라 믿고 살아가게 된다. 형욱은 119구조대원 리나를 만나게 되고 리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돕는다. 과거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형욱은 능수능란한 칼 솜씨와 무술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리나는 돈 한 푼 없이 살 길이 막막한 형욱에게 엄마네 분식집 아르바이트 기회를 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벌어진다. 분식집에서 형욱은 능수능란한 칼 솜씨로 김밥, 단무지를 활용해 먹기에 아까울 정도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한산하던 분식집은 사람들이 붐비는 대박가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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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의 원래 직업이 단역 연기자라는 것을 알게 된 형욱은 연기 현장을 찾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액션 장면을 찍게 된다. 그 장면에서 형욱은 몸이 기억하는 킬러 시절의 현란한 액션 실력을 선보이게 된다. 이후 드라마에서 비중이 점점 늘어나 단역에서 조연급 배우로 단숨에 성장하게 된다.

킬러라는 나쁜 일에 쓰기는 했지만 형욱에게는 칼 솜씨와 무술 실력이라는 강점이 있었다. 나쁜 일이라는 전제만 빼고 보면 킬러로서 칼 솜씨와 무술 실력이라는 강점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하던 강점을 처음 발휘한 곳은 엉뚱하게도 분식집이었다. 단무지를 다듬어 꽃을 만들고, 당근과 파를 이용해 새를 만들어내고, 김밥 접시 안에 그럴듯한 작품을 뚝딱 만들어냈다. 난생처음 해보는 드라마 촬영에서는 진짜 무술 실력을 뽐내며 감독의 눈에 든다. 형욱의 강점이 원래 해오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당사자, 주민들에게도 강점이 있다. 그들의 강점을 찾아 지역사회와 이웃들을 위해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형욱의 강점이 분식집과 촬영 현장이라는 우연한 기회에 운 좋게 발견되고 발휘된 것처럼 누군가의 강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강점관점으로 일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라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강점을 발견하기 위해 만나고 물어야 하며, 강점을 발휘하도록 부탁하고 지지해야 한다. 그저 어려운 사람이라는 획일화된 시각으로 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약점으로만 본다면 당사자가 오랜 시간 익히고 다듬어온 귀한 강점들은 사장될지도 모른다.


동기 부여
형욱이 분식집에서 칼 솜씨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곁에 리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욕탕에서 형욱을 구조했던 리나는 기억을 잃은 형욱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기억을 찾는 일을 돕게 된다. 그 과정에서 리나는 끊임없이 형욱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돈벌이가 없는 형욱을 위해서 알바가 필요 없는 엄마네 분식집에 취직 시켜주기도 한다. 영화 후반부에 형욱은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행복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라며 리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형욱이 촬영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게 된 이유도 의미 있다. 스스로 재성이라고 믿게 된 형욱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골에서 이발사로 일하고 있는 재성의 아버지를 찾는다. 그리고 재성의 아버지가 재성이 단역으로 나온 작은 장면들도 챙겨보며 재성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형욱은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에 눈물을 참지 못하고 이발소를 뛰쳐나온다. 이후 촬영장에서 몸을 불사르는 액션 연기 투혼을 발휘한다. 나중에 진짜 재성을 만난 형욱은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재성에게 “니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지. 텔레비전에서 니가 나오는 거 다 찾아보시고 100일 기도까지 드렸어.”라며 아버지의 마음을 전한다.

영화 <럭키>에서 형욱이 자기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은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나는 당사자와 주민들에게 리나, 아버지 같은 사람이 있을까? 곁에서 관심을 갖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말이다. 사회복지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당사자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당사자를 지지하는 일이다. 또한 그런 지지체계를 새로 만들거나 의미부여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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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주인공 잭 니콜슨은 유명한 로맨스 소설 작가였다. 실제로는 강박증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 후 여주인공 헬런 헌트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는 강점을 잘 발휘하는 것이다. 당사자 곁에는 가족, 친구, 이웃이 있고 사회복지사가 있다. 당사자 곁에서 당사자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이 사회복지의 시작이고 과정이고 결과 아니겠나.  


- <소셜워커> 2017년 6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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