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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그때 헤어지면 돼> 그때까지 사회사업하면 돼

김상진 2018-04-19 (목) 10:25 8년전 12192  

나를 사랑하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꼭 안아 주세요

우리 나중에는 어떻게 될진 몰라도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


남들이 뭐라는 게 뭐가 중요해요

서로가 없음 죽겠는데 뭐를 고민해요

우리 함께 더 사랑해도 되잖아요


네가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내가 너 없는 게 익숙해지면

그때가 오면 그때가 되면

그때 헤어지면 돼


- 로이킴 <그때 헤어지면 돼> 중 일부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 했나요. 하지만 서른을 넘고부터는 봄을 타고 있습니다. 봄이 오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이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 때문인지도 몰라요. 겨울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에 할 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기잖아요. 그러니 지나간 아쉬움에 새로운 긴장감이 교차합니다. 그게 초봄까지 이어지다 보니 봄을 타는 거겠죠. 한 달에 한 번 소셜워커 원고. 봄 타느라 이번 달은 뭘 써야 할지 생각도 못했는데 또 마감일이 왔습니다. 어쩌지 하다가 요즘 노래를 쭉 듣다 보니 한 곡이 마음에 남네요. 로이킴이 작사, 작곡한 <그때 헤어지면 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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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꼭 안아 주세요
노래 주인공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고 있나 봅니다. 새봄 많은 식물이 새싹 하나 틔우며 시작하듯, 새로운 시작은 뭔가 어렵고 어색한 법입니다. 주인공의 상대방 역시 어렵고 어색해서 망설이고 있나 봅니다. 그런 상대방을 위해 주인공이 따뜻한 첫마디를 꺼내지요. ‘나를 사랑하는 법이 어렵지 않’다고요. 그저 ‘지금 모습 그대로’ 꼭 안아 주기만 하면 된다고요. 


누군가 만날 때 그를 편견 없이 ‘지금 모습 그대로’ 볼 필요가 있지요. 사회복지사가 당사자를 볼 때도 마찬가지지요. ‘지금 모습 그대로’ 안에는 두 가지 요소가 담겨 있어요. 먼저 ‘지금’입니다. 그전에는 괜찮았지만 ‘지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의 지금을 잘 살펴야 합니다. 지금 상황과 형편이 어떤지 살펴 돕거나 함께해야 하지요. 지금 곁에 있거나 도와주는 분을 살피고, 지금 의논하면 도울 수 있는 분을 찾아야지요. 또한 당사자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반대로 전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을 수 있어요. 이건 편견의 문제겠지요. 어떤 어려움이 생겼을 때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는 극복하여 괜찮아질 수 있어요. 한부모가정이라도 중도장애인이라고 해서 지금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잘 적응하고 이겨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한부모가정, 중도장애인인 것은 그 당사자의 특징 중 하나일 뿐 반드시 문제라고 볼 수 없어요. 그러니 ‘지금’에 주목한다는 것은 그만큼 당사자를 편견 없이 본다는 것을 포함합니다. 

 

다음으로 ‘그대로’입니다. 당사자를 있는 그대로 보아야지요. 그러기 위해 당사자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집중은 당사자의 이야기만 그대로 듣는 것을 의미하지 않아요. 이야기에 담긴 속뜻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당사자가 자기 이야기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편안한 분위기, 경청의 자세 같은 것이요. 그다음은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되 속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해야지요. 2절 가사를 보면 그 방법도 제시합니다. ‘우리 사랑하는 법도 어렵지 않아요 매일 처음 만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봐 주면’이라고요. ‘매일 처음 만난 눈빛으로’ 볼 정도면 당연히 ‘지금 모습 그대로’ 당사자를 편견 없이 집중해서 보게 되겠죠. 

 

 

우리 나중에는 어떻게 될진 몰라도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

사실 이 구절이 제게는 킬링 파트였습니다. 이 구절이 <그때 헤어지면 돼>라는 제목도 설명하지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이 헤어짐을 걱정한다니 언뜻 이해되지 않지요. 하지만 세상살이가 그렇잖아요. 막상 무언가 시작할 때는 그 끝이 걱정되기도 하잖아요. 불안해하는 상대방에게 주인공은 ‘그때 헤어지면 돼’ 하며 걱정 말고 ‘서로가 없음 죽겠는’ 마음 그대로 시작하자고 해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진 몰라’요. 사회사업도 마찬가지예요. 이 일이 잘 될지, 계속될지 어떻게 아나요? 그저 당사자 마음과 실무자 가치와 기관 미션이 맞으면 시작하면 되지요. 그 일이 아무리 귀하고 필요하더라도 내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나요? 사회사업답게 잘 실천하면 의미가 있지요. 당사자가 주인 되게 잘 세워드린다면 한 번의 경험도 당사자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한두 번이라도 당사자와 사회가 좋은 관계를 맺게 돕는다면 서로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오히려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라 말합니다. 그렇지요. 우리 삶 많은 것이 정해지지 않은 일들 투성이입니다. 그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어쩌다 누굴 만나기도 하고 또 어쩌다 시간이 나서 무언가를 하기도 해요.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이 기관에 남아서 끝까지 책임질 수는 없어요. 그러니 정해지지 않은 일이고 한정된 범위라 해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어요. 


지금 모습 그대로 꼭 안아 주고,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사회사업하면 좋겠습니다. 



- <소셜워커> 2018년 4월호 원고 

발산행복지… 2024-08-19 (월) 09:12 2년전
아무것도 정해진 것도 없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 모습 그대로" 를 꼭 안아주고, 최선을 다해 환대하는 마음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요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매일이 마음 설레고 그때 헤어지더라도,,한정된 범위 안이지만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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