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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무한도전>을 부탁해, 사회복지를 부탁해

김상진 2013-11-07 (목) 11:34 12년전 60743  
시청자 8년이면 나도 PD다! <무한도전> 셀프 제작 프로젝트! ‘무도를 부탁해’
 
2013년 8월 <무한도전>은 ‘무도를 부탁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무한도전>을 직접 제작할 일일PD를 모집한다.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는 <무한도전>답게 1,000개가 넘는 기획안이 몰렸다. 결국 초등학생 이예준과 여고생 이효정, 박나현, 최은솔이 각각 <무한도전> 일일PD가 되어 스스로 기획한 에피소드로 <무한도전>을 제작했다. 이예준PD는 ‘한다면 한다’라는 제목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미꾸라지를 직접 잡아 추어탕을 끓이는 미션을 펼쳤고, 여고생PD들은 ‘간다 간다 뿅간다’ 특집에 출연한 김해여고생들을 섭외하여 <무한도전>멤버들과 함께 ‘무한MT'를 연출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하다
사실 이번에 일일PD들이 제작한 에피소드들은 참신하지는 못한 편이었다. 프로그램 기획과정에서 이예준PD는 최근 <무한도전> 중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으로 갯벌에서의 몸개그를 꼽았다. 이예준PD가 연출한 '한다면 한다‘의 미꾸라지잡기는 갯벌 몸개그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여고생PD들의 '무한MT' 역시 <무한도전>에서 자주 나왔던 MT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 참신한 기획안들이 있었음에도 김태호PD가 이 두 팀을 일일PD로 세운 것은 이들이 보여준 열정 때문이었다. 열정을 다르게 보면 다른 참가자에 비해 그만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열정의 근거는 자신들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 있었다. 실제로 이예준PD는 스스로가 가장 즐거웠던 에피소드를 살려서 ‘한다면 한다’를 구성하고, 여고생PD들은 여고생으로서 늘 부러워하며 꿈꾸던 대학생들의 MT를 코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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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민들과 어떤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과 동시에 주민들이 얼마나 하고 싶어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것도 해결되면 좋겠고, 저것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주민 없는, 당사자 없는 사업으로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물어야한다. 그 일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는지,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있는지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주민이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시도해야한다.
 
김태호PD가 SNS에서 밝혔듯이 '진격의 혈액형'이나 '셜록특집' 등은 제작진들도 깜짝 놀랄 만큼 참신한 아이템이었지만, 학생PD들에게 모두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반면 ‘한다면 한다’와 ‘무한MT’는 학생PD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만한 코너였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예준PD와 여고생PD들은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진행과 방송편집까지 그들의 힘으로 해냈다.
 
어떤 일이건 현실성을 따져야하고 때를 보아야한다. 너무 무리하게 일을 확장했다가 크게 실패하면 해봐도 안된다는 실패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한걸음씩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성공경험들이 쌓이고 나면 나중에는 좀더 큰 일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
사회복지를 하는 것은 끊임없이 지역주민 혹은 당사자와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이다. 지역주민이나 당사자의 움직임은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의 근거와 토대가 되고, 사회복지사의 일은 다시 지역주민, 당사자에게 영향을 끼친다.
 
‘무도를 부탁해’ 특집에 지원한 학생들은 이예준PD나 여고생PD들처럼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익숙한 소재를 따르거나, <무한도전>에서만 할 수 있는 참신한 소재들을 제안했다. 두 경우 모두에서 <무한도전>은 일종의 틀이 되었다. 사실 <무한도전>만큼 애청자들의 몰입도가 높고,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는 예능프로그램은 드물다. ‘무도를 부탁해’가 가능했던 이유도 지난 8년간 <무한도전>이 쌓아온 역사와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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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한도전>만 일일PD들에게 일방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일일PD들 역시 <무한도전>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프로그램 기획 회의에서 유재석은 이예준PD에게 부담되지 않느냐고 묻고 이예준PD는 부담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이유를 묻자 이예준PD는 “너무 즐거워서요”라고 대답한다. 사실 <무한도전>이 매번 다른 미션을 도전하는 이유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무한도전>을 시작했던 ‘즐거움’이라는 초심을 생각하게 하는 말인 것이다. 여고생PD들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다시 보고 싶던 김해소녀들을 캐스팅하는 꼼꼼함을 보여준다. 제작진이 놓칠 수 있는 시청자의 사소한 욕구를 잘 살려낸 것이다.
 
<무한도전>이 수많은 애청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사회복지기관, 사회복지사도 지역주민, 당사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들이 접하는 사회복지의 전부일 수 있다. 사회복지를 단순한 서비스전달에 그치게 할 수도 있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일로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책임의식을 갖고 일해야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 당사자들의 말과 행동에 더욱 민감해야한다. 이예준PD에게 초심을 배우고, 여고생PD들에게 세심함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무한도전>이 그들에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진심으로 경청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래야하지 않겠나. 지역주민들이 사회복지 사업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작은 말과 행동에도 관심을 갖고 경청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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