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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내 나이가 어때서>로 배우는 사회복지 사업과 글쓰기

김상진 2014-09-24 (수) 12:34 12년전 13944  
<내 나이가 어때서>로 배우는 좋은 사회복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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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올해 88세가 된 송해 뿐 아니라 많은 어르신, 중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인기 비결은 역시 가사 한줄 한줄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작사가 박무부씨가 들려주는 이 노래를 작사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2012년 봄에 아차산을 오르던 박무부씨는 앞서 가던 중년 여성들의 웃음 섞인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고 한다. “너 요즘 잘나가더라. 아니 나이가 몇인데 그러고 다니냐.”라는 친구의 핀잔에 “야 그게 무슨 소리니?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대답하더란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대꾸하던 중년여성을 보며 평소 자신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느낀 박무부씨는 그 말을 그대로 담아 <내 나이가 어때서>를 작사했다고 한다.

어떤 노래가 좋은 노래일까? 뭐니 뭐니 해도 공감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감은 가사를 통해 전해지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나이가 어때서>에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삶 속에서 만난 중년여성의 생생한 이야기를 동기로 하여, 작사가가 공감한 후 가사를 썼기 때문이다. 질문을 바꿔서 좋은 사회복지사업은 어떤 것일까? <내 나이가 어때서>가 공감을 이끌어낸 이유에 따른다면 ‘주민이나 당사자의 삶 속에서 만난 생생한 이야기를 그대로 동기로 하여, 사회복지사가 그 이야기에 먼저 공감한 후 기획한 사업’이 좋은 사업일 것이다.
 
주민의 이야기를 그대로 살려낸다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답은 주민에게서 찾아야한다. 그들이 말하는 생생한 이야기가 아니라 주민와 동떨어진 내용을 담는다면 어떻게 좋은 사회복지사업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안전의 문제 같은 위험성을 담고 있지 않다면 최대한 주민에게 귀 기울이고 그가 말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떻게든 주민의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다음으로 좋은 사회복지사업은 주민의 이야기에 사회복지사가 먼저 공감할 때 이루어진다. 사전을 찾아보면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을 뜻한다. 주민의 감정, 의견, 주장에 대해 사회복지사가 그렇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어떻게 사회복지사가 그 사업에 가치와 열정을 담아 일할 수 있겠는가.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사업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사회복지사는 먼저 공감해야한다. 복지관을 찾아온 주민이 매번 후원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단순히 후원품을 원할 뿐 아니라 그 안에 외로움이나 불안함이 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제대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표현된 욕구 뿐 아니라 그것에 잠재된 욕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로 배우는 사회복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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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에서 작사가 박무부씨는 <내 나이가 어때서>의 성공요인으로 요즘 대중의 취향을 잘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드라마도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 위해서 초반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주절주절하듯 보여주기 보다는 초반부터 바로 중요한 갈등요소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젖은 손이 애처러워 어쩌고 저쩌고’하는 게 아니라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첫 소절부터 바로 ‘때려버렸다’고 한다. 박무부씨의 설명대로 <내 나이가 어때서>는 첫 소절부터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다. 많은 소설가들도 첫 문장을 쓰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한다. 

한 인터뷰에서 작사가 박무부씨는 <내 나이가 어때서>의 성공요인으로 요즘 대중의 취향을 잘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드라마도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 위해서 초반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주절주절하듯 보여주기 보다는 초반부터 바로 중요한 갈등요소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젖은 손이 애처러워 어쩌고 저쩌고’하는 게 아니라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첫 소절부터 바로 ‘때려버렸다’고 한다. 박무부씨의 설명대로 <내 나이가 어때서>는 첫 소절부터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다. 많은 소설가들도 첫 문장을 쓰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한다.
 
사회복지분야의 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하는 사업을 잘 기록하여 공유하고 싶은데 막상 쓰려고 하면 어렵다. 어떻게 풀어야할지도 막막하다. 여기서도 첫째는 주민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앞서 살펴본 대로 사회복지사의 공감이다. 주민의 이야기 중에서 혹은 사업을 진행하던 중 사회복지사가 공감한 내용을 한두가지로 추려서 적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공감은 주민의 이야기에 사회복지사의 평소 가치, 철학, 실천방법이 서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진행하는 사업 중 살림장터라는 게 있다. 두 달에 한번 벼룩시장을 열어 주민들이 직접 자기 물건을 가져와서 파는 것이다. 주민들과 함께 세운 살림장터의 목적은 안쓰는 물건을 다시 사용하여 생태환경을 살리고, 장터를 통해 이웃 관계를 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살림’장터다. 복지관 소식지 글을 쓰기 위해 한00 주민을 인터뷰하게 되었다. 한00 어머님은 4년 전 처음 살림장터를 함께 만들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살림장터에 참여 중인 분이다. 평소 이 분은 자기 이야기를 잘 안하고, 남들 이야기에 ‘네’, ‘좋아요’하며 따라가는 분이었다. 그러니 인터뷰가 잘 될 리 있겠는가. 그래도 집요하게 살림장터하면서 뭐가 좋은지를 물으니 딱 그러시는 거다. 지난 번 장터 때 자기가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자기는 그냥 매번 하던 대로 같은 자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데,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와서는 살림카페에서 파는 이백원짜리 커피를 한잔씩 건네더란다. 그걸 다 받아 마시다 보니 그날 8~9잔의 커피를 마셨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다는 거다. 이 분이 평소에도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괜찮고 오히려 좋다고 하시던 분이라 공감이 갔다.
 
커피를 건넨 사람들은 아마 다른 장터 때 이 어머님에게 물건을 사거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최소한 한 두번 인사를 나눈 분들이었을 것이다. 마침 살림카페에서 커피를 싸게 파니까 그걸 이 어머님께 가져다 드렸을 것이다. 이 아파트로 이사 와서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두어명 밖에 없었는데, 커피를 주신 분들과는 길에서 만나면 인사 정도는 하신다고 했다. 이게 살림장터의 두 번째 목적인 이웃 관계를 살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관계 살리기는 필자의 사회복지 철학, 가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래서 그 소식지글 제목을 ‘그 날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몰라요’로 정하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글을 썼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몇 줄 안되는 짧은 가사로 긴 시간동안 많은 어르신, 중년들의 절대적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가 하는 사업이나 우리가 남기는 사업 기록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을까. 그런 질문을 하며 <내 나이가 어때서>를 다시 듣는다면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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