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사람과 만나다
먼저 주변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다. <미운 우리 새끼>에는 김건모, 허지웅, 박수홍, 토니안의 어머니가 출연한다. 그들은 스튜디오에서 아들이 출연하는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어떨 때는 아들의 낯선 모습에 이해가 안간다고 하고, 어떨 때는 아들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도 한다. 박수홍이 첫 출연부터 클럽을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자 박수홍의 어머니는 연신 ‘저런 애가 아니다’, ‘이해가 안간다’고 이야기한다. 김건모가 소주 냉장고를 집에 들이자 김건모의 어머니는 머리에 손을 올리고 골치 아파한다. 또한 김건모의 어머니는 김건모가 술을 자주 마시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고충으로 이해한다고 하고 요즘 좀 줄이는 편이라고 옹호한다. 박수홍이 TV를 좋아하는 모습에 대해 박수홍의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저렇게 좋아하더라고 설명한다.
재미있는 것은 MC들 역시 출연 연예인들과 형, 동생하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다. 신동엽은 출연자 모두와 친하고, 서장훈 그들과 아는 사이다. 그래서 건모형, 지웅이하는 식으로 가깝게 부르고, 출연 연예인들의 속내나 최근 생각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을 옹호하는 어머니와 그렇지 않은 모습을 이야기하는 MC들 간에 티격태격하는 재미 역시 <미운 우리 새끼>의 인기비결 중 하나다.
사회복지의 주요 이론 중 하나가 생태체계이론이며, 당사자 주변사람의 자연스러운 관계로 돕는 것이 중요하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여러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실천을 위해 중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이다. 한 사회복지관은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예를 들어 당사자를 30분 만난다면 주변사람들을 30분 만난다고 한다. 가족, 옆집 사람, 자주 이용하는 슈퍼마켓, 은행, 약국 등 주변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해야 당사자에 대해 더 잘알 수 있고, 당사자에게 필요한 자연스럽고 비공식적인 자원들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변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나중에 당사자와의 일을 의논하고 부탁하고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사람들이 함께 만나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이 함께 모였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자기 아들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에 MC들 역시 이야기에 가담한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박수홍의 어머니가 아들이 클럽을 다니는 모습을 보며 걱정하자 토니안의 어머니는 젊을 때 놀 수 있는 것도 좋다고 한다. MC들 역시 박수홍이 정말 행복해보인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니 괜찮은 것 같다고 한다. 그렇게 몇주가 지나며 박수홍의 어머니가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때로는 공통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들들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어머니 생일에 아들들이 어떻게 하는 지를 나누기도 한다. 여기에 신동엽은 결혼 전 자기 생일에 아버지에게 전화드려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고 어머니들의 칭찬을 들었다. 이런 공감대는 비슷한 상황, 형편, 관심사에 있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회복지사 역시 비슷한 상황, 형편,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도와야한다. 거창하게 주민조직으로 나아가지 않더라도 서로 이야기 나누며 공감대를 만들고 그 안에 작은 것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다. 앞서 이야기한 당사자 주변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운 우리 새끼>라는 방송이 아니더라도 어머니들과 MC들은 김건모, 허지웅, 박수홍과 계속 만나고 관계 속에서 많은 일들을 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이 함께 모였으니 출연 연예인들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주변사람들이 만나면 당사자에 대해 더욱 집중적으로 의논할 수 있고, 자기 상황과 처지에서 당사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더욱 분명해지고 돕는 체계가 더욱 끈끈하고 지속가능해질 수 있다. 혼자서 당사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함께 한다면 부담이 줄고, 역할이 분명해지기에 돕는 마음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