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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K팝스타6>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김상진 2017-02-09 (목) 18:29 9년전 5544  
오디션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았던 <슈퍼스타K-2016>의 실패 이후 많은 이들은 지난 몇 년간 방송계에 득세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음을 느꼈다. 어쩌면 그런 관심조차 없었을 만큼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 와중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양대산맥 중 하나였던 <K팝스타>는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하여 ‘라스트찬스’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마지막임을 알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끝물에 <K팝스타6>는 놀랍게도 시청률 15%를 상회하며 일요일 밤 시간 예능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변한 것
<K팝스타6>에는 여전히 새로운 재능들이 넘쳐난다. 자작랩과 가창력이 돋보이는 10대 초반의 보이프렌드, 소울 감성이 충만한 유제니, 기타 신동 김성은 등 예전 시즌만큼이나 흥미로운 참가자들이 넘친다. YG 양현석, JYP 박진영, 안테나 유희열 등 심사위원들 역시 건재하고 날카롭고 흥미로운 심사평들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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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6>는 여기에 더해 ‘라스트찬스’라는 부제에 어울리는 변화를 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미 소속사가 있는 연습생들과 이미 데뷔를 한 기존 가수에게도 문을 연 것이다. K팝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재능을 발굴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K팝스타>에게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마지막 기회니까 이런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연습생 중 최고의 댄스 실력을 지닌 김소희, 연습생으로서 모든 걸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크리샤츄 등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기존 가수 중에는 최고 수준의 보컬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샤넌, 씨야의 보컬로 사랑받았던 성유진 역시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참가 기준에 따라 참여하게 된 이들을 통해 <K팝스타6>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전까지 <K팝스타>는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놀라운 재능을 보는 맛과 이들의 성장스토리를 함께 누리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일정 수준의 안정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연습생, 기존 가수들의 참여는 프로그램에 안정감을 주고, 수준을 높이며 오디션 대결구도에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들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유희열은 연습생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고 “아이돌이 왜 그렇게 오랜 시간 연습하는지를 이제야 알겠다"라고 하며 아이돌 연습생들의 실력에 감탄했다. 시청자들 역시 연습생 참가자들을 통해 비슷한 맥락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K팝스타6>의 변화는 분명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 사업이나 프로그램도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히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그 변화는 사회복지사 개인의 판단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나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결정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그 변화의 시점에 민감해야 하고 핵심적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역에서 몇 년간 살림장터라는 벼룩시장을 운영했었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참여하던 주민들이 점점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했다. 장터 자체도 정체기에 빠졌다. 당시 살림장터는 동네에서 안 쓰는 물건을 주민모임에서 전부 수거하여 가격을 매겨 파는 방식이었다. 정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민모임 회원들과 함께 다른 장터도 가보고, 장터를 운영하는 분들도 만나보았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동네에서 물건을 모을 게 아니라 물건 팔 사람을 모집하고 주민들이 직접 팔고 사는 플리마켓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살림교육을 추가하여 살림장터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올 수 있었다.
 
 
변하지 않은 것
<K팝스타6>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도 많다. <K팝스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심사위원들이 그렇다. 세 심사위원은 매번 그래왔듯이 자신만의 기준과 감으로 심사를 한다. 특히 박진영 심사위원이 그렇다. 그는 이번에도 “힘을 빼고 노래하라”, “턱을 들지 말라”, “자기 이야기 하듯이 노래하라” 등 이전 시즌과 비슷한 심사평을 했다.
 
이서진은 <K팝스타6> 참가 전 이미 <판타스틱 듀오> 태양편에서 리듬깡패라는 별명으로 출연하여 2천만뷰 이상을 기록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매 라운드 박진영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그리고 캐스팅오디션에서는 탈락한 후 양현석의 와일드카드를 통해 극적으로 다음 기회를 얻는다. 생방송 진출자 10명을 뽑는 배틀오디션에서 이서진은 곽진언의 <응원>을 불러 1등을 차지하며 생방송 진출 기회를 얻는다. 이서진의 무대에 대해 박진영은 매번 해오던 기준 대로 심사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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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가창력으로 노래했는데 여기 K팝스타에서 아쉬운 평가를 해버려요. 바꿔 말하자면 쉽게 안 해서 어려운 거예요. 말은 쉽게 하잖아요.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게 어려운 가요? 자기 말투로 말하는 게 어려운가요? 노래할 때도 자기 목소리로 노래하고 자기 말투로 노래하면 되는 거예요. 저는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서진 양 목소리를 들었어요. 아주 좋았어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회복지에는 때에 따라 일정한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도 있다. 그중 하나가 이미 당사자, 주민에게 있는 강점, 재능, 자원을 그대로 살린다는 철학이다. 대신해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또한 당사자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힘들다.
 
<판타스틱듀오> 무대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서진의 재능은 리듬감과 가창력에 있었다. 하지만 그 한계가 분명했다. 다른 누군가의 것을 따라 하며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감동에까지 이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서진에게는 자기만의 것이 필요했다. <응원> 무대에 대한 박진영의 극찬도 이서진이 원래 자기 목소리와 말투를 그대로 살리며 노래한 것에 대해서였다. 당사자, 주민도 마찬가지다. 그들만의 목소리, 말투가 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것, 새로운 것으로 대신하지 않는 것에서 우리의 사업과 프로그램이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2017년 걸음을 떼는 시점에서 <K팝스타6>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지도 모른다. 그와 함께 <K팝스타6>는 이서진이 멋지게 부른 <응원>의 가사를 통해 우리를 지지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모두가 그렇게 살듯이 나에게도 아주 멋진 날개가 있다는 걸 압니다. 당당하게 살 거라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때처럼 억지처럼 축 처진 어깨를 펴봅니다.’ 당사자도 우리도 모두가 멋진 날개를 펼쳐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런 한 해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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