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가양5소식 서브메인 이미지
일꾼칼럼

<개그콘서트> 시대를 담은 웃픈 개그

김상진 2013-07-18 (목) 11:23 13년전 7402  
먹고 살기 위해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람들(‘황해’), 악덕 사장에게 떼인 알바비를 훔치다가 현행범으로 잡힌 젊은이(‘나쁜 사람’), 그럴듯한 직업도, 변변한 능력도 없이 동네에서 캐치볼을 하는 백수청년들(‘오성과 한음’). 요즘 KBS <개그콘서트>를 새롭게 이끄는 코너들을 보면 웃기는데 슬픈 개그라는 뜻의 ‘웃픈 개그’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코너를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은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담은 웃픈 개그



‘오성과 한음’은 우리 시대 청년들의 초상이다. 이들은 대리운전 같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차를 빌렸지만 기름 값이 없어서 여행을 포기하며, 돈이 궁해서 지인에게 받은 뮤지컬티켓을 팔기로 한다. 둘이서 이야기할 때는 맥없이 공을 주고받지만 누군가 지나가면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보란 듯이 공을 던진다. 백수라서 캐치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캐치볼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것으로 자존심을 세운다. 하지만 남루한 체육복을 입고 있는 그들은 누가 봐도 그저 백수일 뿐이다.

‘나쁜 사람’은 소시민의 고단한 삶과 억울한 상황을 보여준다. “너 왜 그 가게에 몰래 들어가서 금고에 손을 댔어?”라고 묻는 형사에게 피의자는 “거기 원래 제가 아르바이트 하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몇 달동안 아르바이트비도 안주고 내쫓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일한 아르바이트비만 가지고 나오려고 한 거예요.”라고 한다.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포장마차 자릿세를 요구하며 어머니를 괴롭힌 불량배들에게서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싸운 아들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여기서 ‘나쁜 사람’은 눈치 없이 피의자를 다그치는 형사인 듯 보이지만, 피의자를 억울하게 만든 나쁜 ‘갑’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황해’에는 무한경쟁시대를 사는 능력 없는 사람들의 막막함이 여실히 묻어난다. 아직 한국말에 서툰 남성 신입은 매번 실수를 일삼는다. 그에 비해 비교적 한국말을 잘하는 여성 선임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로 일을 그르친다. 이 코너의 유행어는 자신들이 당황했을 때마다 말하는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다. 하지만 유행어보다 가슴이 남는 대사는 여성 선임이 실수하는 신입에게 하는 “이래 가지고 밥 빌어먹고 살겠니?”와 보이스피싱 사장이 이들에게 하는 “니 밥 먹기 싫으니?”다. ‘황해’의 조선족 뿐 아니라 변변한 취업자리가 없는 시대에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에게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웃픈 대사인 것이다.

사회복지사 선서를 보면 ‘약자들의 편에 서서’라는 구절이 나온다. 약자들의 편에 서기 이전에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한다. <개그콘서트>를 보면 사회복지사들보다 개그맨들과 작가들이 약자들의 삶을 훨씬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한사람 한사람 개별화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작은 행동에도 관심을 보이고, 지나가는 말에도 행간을 짚어냈기 때문에 약자들의 삶을 생생한 ‘웃픈 개그’로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들 역시 이와 같아야하지 않겠는가. 사회복지 제대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던 첫마음을 놓지 말고 열정으로 당사자를 만나야할 것이다.



웃픈 개그에 담긴 희망



일방적인 루저들의 삶인 듯 보이지만 ‘오성과 한음’, ‘나쁜 사람’, ‘황해’에도 작은 희망의 씨앗은 있다. 백수청년 오성에게는 한음이라는 친구가 있고, ‘나쁜 사람’의 좀도둑에게는 자신의 이야기와 처지에 공감해주는 형사들이 있으며, 실수만 일삼는 보이스피싱 신입에게는 그를 지지해주는 선임이 있다. 비록 그들의 삶은 절망적인 듯 보이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 힘을 내서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오성에게 한음 외에도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여럿이 있다면 어떨까? 관계가 확장되고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다 보면 힘을 모아서 무언가 해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2012년은 UN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었다. 2013년 6월말 현재 전국에 1400여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신자유주의의 파고를 연대와 협동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하는 흐름이 생긴 것이다. 물론 사회복지사가 무조건 당사자들의 협동조합을 독려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먼저 협동조합의 가치와 정신을 공부하고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지역의 문제를 개인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84년 영국 로치데일에서 저질의 상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자본가의 횡포에 대항하기 위해 28명의 노동자가 1파운드씩 모아 ‘로치데일공정선구자조합’을 결성한 것처럼, 당사자들끼리 연대와 협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당사자들이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당사자와 지역 사이에도 관계와 연대가 필요하다.



그러니 사회복지사는 오성에게 한음을, 좀도둑에게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형사를, 신입에게 선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또한 서로 관계가 쌓일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나아가 관계를 넘어 신뢰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약자들, 당사자들의 연대가 단단해지고 보편화 되어, 언젠가는 ‘오성과 한음’, ‘나쁜 사람’, ‘황해’를 보며 ‘웃픈 개그’가 아닌 그저 ‘웃긴 개그’로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지민근 2013-08-07 (수) 10:54 13년전
선생님 ! 문화해석 능력이 탁월하신것 같아요.
개콘 작가들이 오늘날 서민들의 삶을 복지사들보다 더 잘 이해하는 것 같다는 그 지적이 참 와닿네요!
저역시 필요한 부분인데..!! 목회를 할 때도 그런 부분을 이해해야 하잖아요 ㅋ

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주소
김상진 2013-08-07 (수) 11:09 13년전
댓글 감사!
관심과 애정이 있으면 더 잘 보이고 더 이해되지 않을까요.
목회건 사회복지건 사람을 만나고 사람으로 하는 일이니
관심과 애정이 더 있어야겠죠.
지민근 청년 화이팅입니다.
주소
지민근 2013-08-07 (수) 11:11 13년전
감사합니다 글쓰는 법 좀 알려주세요 ㅋ

저 글쓰는거 배우고 싶어용 ㅋ
주소
관련사이트
한기장복지재단 바로가기
가양5데이케어센터 바로가기
즐거운 어린이집 바로가기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바로가기
한국사회복자관협회 바로가기
강서구립도서관 바로가기
퀵메뉴 끝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57길 36 (가양2동 1481)
TEL: 02-2668-4603~4    FAX: 02)2668-0065
발산어르신행복센터
서울시 강서구 강서로 47길 72, 1층
TEL: 02-2663-4603    FAX: 02)2663-4630
Copyright by 2009 Gayang5 Welfare. All rights reserved. Produced by 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