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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슈퍼스타K6> 위기를 극복하는 법

김상진 2014-11-21 (금) 17:31 11년전 7215  
은은한 달빛이 비춰 주어도 제게 무슨 소용 있겠어요. 이토록 아름다운 당신만이 나에게 빛이 되는 걸. 그대여 안녕이란 말은 말아요. 사랑의 눈빛만을 주세요. 아 이대로 영원히 내 사랑 간직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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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시즌6>(이하 <슈퍼스타K6>) 콜라보레이션 미션. 김필, 곽진언, 임도혁으로 구성된 ‘벗님들’은 <당신만이>를 불렀다. 그리고 이 장면은 <슈퍼스타K6>의 결정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방송 후 <당신만이>는 음원순위 정상에 오르고, 며칠 간 인터넷 뉴스의 메인을 장식한다. 하지만 이런 화제성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당신만이> 같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앞서 결정적 변화라고 이야기한 바로 그것 말이다.
 
 
<슈퍼스타K>의 위기
<슈퍼스타K>는 우리나라에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붐을 일으킨 주역이다. 시즌1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허각과 존박의 우정과 대결이 빛난 시즌2나 울랄라세션의 압도적인 무대가 펼쳐진 시즌3에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슈퍼스타K>는 시즌4 이후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특히 작년 <슈퍼스타K 시즌5>는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실패를 보여 주었다. 물론 <슈퍼스타K>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위대한 탄생>, <탑밴드>,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같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예 폐지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언젠가부터 음악 오디션은 선택과 집중으로 재편되었다. 음악 오디션의 명맥을 유지한 프로그램들이 그랬다. 엠넷 <쇼미더머니>는 힙합이라는 하나의 장르만을 ‘선택’ 했고, SBS <K팝스타>는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대형기획사에서 데뷔가 가능한 연령대에만 ‘집중’ 했다. <슈퍼스타K6>를 다시 시작한다는 이야기에 대다수 사람들은 시큰둥했다. 별다른 특징 없는 오디션, 몇 년 째 이어진 식상한 오디션이 다시 펼쳐지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고 엠넷이 <슈퍼스타K>를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슈퍼스타K>는 엠넷의 프랜차이즈 포로그램이고, 음악방송국 엠넷의 정체성을 어떤 프로그램보다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슈퍼스타K6>가 시작되었다.
 
 
 
반전의 까닭
1회부터 차근차근 프로그램의 재미와 시청자들의 관심을 쌓아가던 <슈퍼스타K6>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비롯한 좋은 공연들을 통해 극적 반전에 성공한다. 이전 시즌들이 그러했듯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되찾았다. <슈퍼스타K6> 진행자 김성주는 두 조가 대결을 펼치는 콜라보레이션 미션을 설명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중요한 원칙을 이야기 한다. "같은 조에서 개별 합격 하는 팀(사람)은 없고, 두 조 중 한 조만 합격합니다. 두 조 모두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 설명 안에 <당신만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숨어 있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8할’은 실력 있는 참가자다. 하지만 제작진의 연출이나 대결 원칙에 의해 그 실력이 더욱 두드러지기도 하는 법이다.
 
시즌5까지 콜라보레이션 미션은 여러 참가자가 한 조를 이루되 조별 합동공연을 통해 조 안에서 합격자와 탈락자가 선정되는 방식이었다. 콜라보레이션 미션이라는 이름처럼 조원들이 서로 호흡을 잘 맞추는 게 중요했지만, 그와 함께 각 조원들은 자신 만의 필살기를 발휘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 원칙은 같은 조 참가자들 간의 날선 신경전을 빚어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 장점을 더 많이 보여주고자 애썼다. 더 중요한 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편곡을 고집하는 식으로 말이다. 시즌2의 김그림이나 시즌3의 신지수가 콜라보레이션 미션 중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통에 하루아침에 비호감이 되어 버린 것이 그 예다. 

“죽을 때 죽고 나올 때 나올 줄 안다는 건 정말 웬만해선 쉽지 않거든요.” ‘벗님들’ 임도혁에 대한 김범수의 심사평은 비단 임도혁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제작진 역시 이전 시즌들에서 빈번하게 활용했던 참가자 간의 신경전이나 개인의 사생활 같은 이야기거리를 죽이는 대신, 참가자들의 실력이 제대로 나올 수 있게 했다.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뜻은 ‘한 개 이상의 단체나 조직, 개체가 협력, 합작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슈퍼스타K6> 제작진은 콜라보레이션 미션답게 같은 조 안에서의 경쟁을 없앴다. 그래서 ‘벗님들’은 서로 눈치를 보는데 시간과 집중력을 낭비하는 대신 미션곡 <당신만이>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당신만이>의 전반적인 편곡을 담당한 곽진언의 음악성, 독특한 음색으로 듣는 이를 집중시키는 김필의 목소리, 안정적이면서도 시원하게 지르는 임도혁의 고음이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모두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다. 앞서 말한 ‘벗님들’ 세 사람의 장점들은 <슈퍼스타K>를 비롯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꼭 담아야하는 요소들이다.

 
시사점 그리고 강점관점
우리가 하는 사업, 프로그램 역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그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슈퍼스타K> 시즌4, 시즌5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인 음악을 어떻게 살리느냐 보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기 좋게 만들까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시청자를 의식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프로그램에 담으려 했던 목적과 핵심가치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목적은 본디 좋은 음악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존재 이유도 스타성 이전에 좋은 음악에 있다. <슈퍼스타K6>가 좋은 음악이라는 목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우리가 하는 프로그램도 목적에 합당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올바른 방향성으로 가고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야 하고, 개별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목적을 잘 담고 있는지 날카롭게 분석해야한다.

또한 <슈퍼스타K6>는 강점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생방송 무대에 진출한 참가자들을 보면 이전 시즌에 비해 장점이 잘 부각되어 있다. 이전 시즌에서는 참가자들의 단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 중간에 팀을 재조합하기도 했다. 시즌4에서 허니브라운과 박지용이 허니G로, 시즌5에서 아카펠라팀 네이브로와 밴드 마시따밴드가 마시브로로 합쳐진 후에야 생방송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문제를 먼저 찾은 후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슈퍼스타K6> ‘벗님들’ 멤버 3명은 앞서 살펴본 편곡능력, 독특한 음색, 안정적이고 시원한 고음 등의 강점을 보여주며 생방송에 진출한다. 심사위원들도 이전 시즌처럼 단점을 지적하고 고치는 것을 요구하기 보다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을 잘 살리라고 주로 조언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단점을 듣고 고칠 때보다, 강점을 일러주고 그것을 강화하자고 할 때 그 사람은 더욱 적극적이 된다. 우리가 만나는 당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약점보다는 강점을 찾고, 어떻게 하면 그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을 지를 찾아야할 것이다.

<당신만이>에서 ‘당신’은 어쩌면 <슈퍼스타K6> 참가자일지도 모른다. 참가자가 없다면 제작진에게 ‘무슨 소용있겠’는가. ‘그토록 아름다운’ 참가자와 좋은 노래만이 <슈퍼스타K6>에 ‘빛’이 된다. 바꾸어 말하면 ‘당신’은 당사자다. 당사자는 멋진 강점이 있는 ‘그토록 아름다운 당신’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잘 도울 수 있을까. 핵심 목적을 놓치지 말아야한다. 끊임없이 방향성을 살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프로그램이 당사자에게 ‘이대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내 사랑’ 같은 자랑스럽고 당당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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