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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힐링캠프> 스스로 힐링하게 하라

관리자 2013-01-04 (금) 18:01 13년전 6955  

힐링이 필요해

요즘 힐링이 대세다. 얼마 전까지 웰빙이 점유했던 자리가 힐링으로 대체되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시대가 되다보니 잘 사는 것을 지나 치유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다분히 종교 영역이나 상담 영역에서 사용하던 치유라는 단어가 힐링이라는 단어로 바뀐 것 같다. 

단어만 바뀐 것이 아니라 그것의 주체 역시 바뀌었다. 이전의 치유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것이었다면, 힐링은 주체도 대상도 모두 본인 스스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힐링’을 모티브로 하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의 핵심적인 작동방법이기도 하다.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해 힐링하는 <힐링캠프>는 섣불리 답을 주기보다 게스트 스스로가 이야기를 하며 치유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힐링캠프>는 게스트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고, 그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들어준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만들기

<힐링캠프>는 게스트로 시작해서 게스트로 끝난다. MC들과 제작진은 게스트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물론 이것은 <승승장구>, <무릎팍도사> 같은 여타의 토크쇼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힐링캠프>가 다른 토크쇼와 다른 점은 게스트들이 더욱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힐링캠프>는 게스트에게 의미 있는 곳을 무대로 토크를 진행한다. 축구선수 이동국은 축구장에서, 야구선수 이승엽은 야구장에서 만났다. 또한 연극배우 출신 이성민은 대학로에서,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는 싸이는 콘서트 세트에서 만나 이야기를 풀었다. 의미 있는 장소에서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고, 시청자들도 그 사람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2회에 걸쳐 방송된 ‘양현석 편’은 <힐링캠프>의 토크장소가 어떤 의미인지를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양현석이 가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1회는 양현석이 어릴 때 살던 동네에서 진행되었고, 제작자 양현석을 보여준 2회는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양현석은 오랜만의 토크쇼출연이었지만 편안하게 이야기를 했을 뿐 아니라, 장소에 맞게 그 시절로 돌아가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힐링캠프>에는 <승승장구>의 방청객이나 ‘당신의 사전’, ‘나에게 쓰는 편지’ 같은 코너가 없다. 게스트는 방청객이라는 다수를 신경쓰지 않고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정형화된 코너에 맞추지 않고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무릎팍도사>의 독한 질문이나 MC와 게스트 사이의 기싸움이 없다. 대신 다른 토크쇼보다 게스트가 더욱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사실 게스트가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게스트와 MC, 제작진 사이에 더욱 든든한 신뢰가 필요하다. 한 인터뷰에서 <힐링캠프> 최영인CP는 제작진은 사전 인터뷰에서 게스트의 사건, 사고나 에피소드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게스트의 마음이 더 편해질 수 있을 지를 더 생각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장소를 생각해내고, 게스트가 주체가 되는 토크가 진행되는 것이다.

사회복지 역시 사회복지사가 당사자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힐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좀더 당사자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가 어떻게 편안하게 ‘힐링’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고려해야한다. 그래야 스스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힐링’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듣기

재미있는 것은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라는 MC의 조합이다. 사실 이경규는 자기중심적이고 독한 캐릭터의 원조이고, 김제동 역시 남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주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였다. 여기에 예능초보 한혜진까지 함께 하는데 이들은 과연 게스트가 편안하게 느끼고 진심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 역시 게스트 스스로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힐링’에 이른다는 프로그램 취지를 따른다. 세 사람은 게스트에 집중하고 경청하며, 그의 흐름에 맞추어 다음 질문을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이경규는 자신의 경험담으로 공감을 표현하고, 김제동은 게스트에게 정확한 뜻을 되물으며 의미를 되짚고, 한혜진은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며 상황을 환기시킨다. 그래서 <힐링캠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은 세 사람이 게스트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장면이다.

사회복지사 역시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못지않게 많은 재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 우선은 당사자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야기에 집중해야한다. 진심으로 듣고 당사자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야한다. 당사자가 무엇을 문제라고 느끼는지, 어떻게 해결하기 원하는지, 해결 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들어야한다. 그리고 진짜 그렇게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고, 성취감을 온전히 당사자의 몫이 되게끔 해야 한다. <힐링캠프>에서 보듯이 진짜 ‘힐링’은 스스로 성취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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