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최고 아이돌 비스트
비스트(Beast)는 큐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대한민국 6인조 남성 아이돌그룹이다. 비스트라는 그룹명은 'Boys of EAst Standing Tall'의 약자로, "동쪽 아시아에 우뚝 선 소년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위키백과)
데뷔 때부터 조금씩 인기몰이를 시작하던 비스트는 데뷔 2년 만에 드디어 'Fiction'으로 2011년 KBS가요대축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노래상’을 거머쥔다. 또한 최고의 한류스타로 월드투어를 진행중이다. 아시아 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을 거쳐 브라질에서도 단독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어느덧 그룹명처럼 “우뚝 선 소년들”이 된 느낌이다. 지난 2월 ‘김승우의 승승장구’(이하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털어놓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비스트를 통해 ‘보편적 복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비스트와 보편적 복지
승승장구에 출연한 비스트는 수입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멤버 인원수로 나누어 받는다고 했다. 드라마나 예능 같은 개인활동의 수익도 인원수로 나누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멤버 모두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멤버들이 형제 같아도 수입이 많은 멤버는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대해 개인 활동이 많은 이기광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도 우리가 계속 균등 분배 체제로 가다보면 스케줄을 안가도 수입이 똑같아서 나태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팀 전체에 악영향이 생기고 팀이 무너질 수도 있잖아요. 근데 스케줄이 없는 멤버들은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남는 시간 동안 각자가 자기개발에 더욱 노력하더라고요.”
다소 사안이 다를 수 있지만 비스트의 수입배분 방식은 기초노령연금, 무상급식 같은 보편적 복지를 떠올리게 한다. 즉 자산조사 없이, 기여도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똑같은 수당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비스트 멤버 중에는 이기광, 윤두준처럼 개인활동이 많은 멤버가 있는 반면 양요섭, 손동윤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멤버도 있다. 그들은 오직 비스트의 멤버라는 이유로 같은 수입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룹을 더욱 결속시키는 요소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개인활동이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다보면 우월의식에 젖거나 팀보다 개인을 더욱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중의 관심을 덜 받는 멤버는 그 나름으로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균등 분배는 이들에게 비스트라는 팀과 자신이 함께 있음을 상기시키는 큰 장치일 것이다. 그래서 이기광의 말처럼 개인활동 스케줄이 없더라도 비스트라는 팀을 위해, 또한 자기 개발을 위해 더욱 열심히 땀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기획사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선급금이라는 것이 있다.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레슨비, 식대 등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투자금으로 데뷔를 하면 그 가수의 빚이 되어 갚아야하고 데뷔를 하지 못하면 갚을 필요가 없는 ‘조건부 빚’이다. 비스트의 수입분배에 있어 더 재미있는 사실은 선급금 역시 멤버들 인원수로 똑같이 나누어 짊어졌다는 사실이다. 이기광은 ‘AJ’라는 솔로활동의 실패로 선급금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공동 책임이 된 이상 개인별로 더 많은 빚을 갚기 위해 더 많은 수입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팀으로 더 큰 성취를 이루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비스트식 보편적 복지가 가능한 이유
사실 비스트가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같은 시기에 데뷔한 엠블랙보다 인지도가 낮았으며, ‘재활용 그룹’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이기광, 윤두준, 양요섭, 손동운은 JYP엔터테인먼트, 장현승은 YG엔터테인먼트, 용준형은 유령기획사에서 낙오된 멤버들이었다. 이들은 실력이 약하거나 노력과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퇴출되거나 유령회사의 노예계약 조건으로 인해 기획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손을 내민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비스트라는 그룹으로 다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니 다른 어떤 그룹보다 더욱 뼈져린 실패 경험이 있으며, 이는 동지의식으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후 승승장구의 자기소개처럼 ‘1위가 되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그룹 비스트’라는 분명한 목적의식으로 하나가 되었다. 경험이 공감으로, 공감이 공동체 정신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니 이들에게 수입의 균등분배나 선급금의 균등분담은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대화와 합의를 중시하는 문화 역시 큰 몫을 차지했으리라 본다. 2010년 큐브 비전 발표 자리에서 홍승성 대표는 “이들(소속 가수, 연습생)이 하나의 올곧은 인격체로 커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동적인 아티스트가 아닌 능동적인 아티스트를 키워나가는 큐브가 되겠다. 큐브 소속 아티스트들과 연습생들이 데뷔전에 봉사 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받으며 성교육과 발성에 대한 특강, 토론을 통한 고민 해결, 부모님 간담회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연습생 시절부터 매월 1회 부모님 간담회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부모님 간담회를 통해 부모님들은 멤버들의 교육과 연습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정기적인 창구가 열리는 것이다. 다양한 소통과 많은 대화는 합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복지국가 스웨덴이 ‘합의의 문화’를 강조하듯, 비스트에게도 그런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비스트에게 배울 점
물론 비스트의 사례를 보편적 복지나 복지국가와 정확히 등치시키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들에게 교훈이 있음은 분명하다. 먼저 보편적 복지가 실은 우리가 생각해본 것보다 많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나태함을 양산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는 동질감으로 노력하는 것, 소속감을 높이는 것과 같은 강점이 있다. 신자유주의 아래 부자는 부자 나름으로 국가를 비난하고, 가난한 자는 그들 나름으로 아무런 안전망이 되어주지 못한 국가를 욕한다. 복지국가의 출발이 사회적 합의라고 볼 때 보편적 복지는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편적 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전체가 분명한 목적의식 아래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공동체정신으로 묶어 내야함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일상 속에서 정기적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하는 문화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