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연락처 1천명?! SNS 친구 2천명?! 온라인이나 SNS 소통 방법은 넘쳐나지만 정작 내 이야기를 털어 놓을 곳은 하나 없고, 허전함만 더해 가는데... 일상의 감정과 소소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그립다!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비밀 친구 ‘캔디’에게 전화가 온다면...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 <내 귀에 캔디> 공식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
제작진으로부터 휴대폰 하나가 배달되어 오고 비밀통화가 시작된다. 규칙은 세가지. ‘캔디’라고 불리는 비밀친구는 익명이며 누구인지 직접 묻지 않아야한다. 서로 존댓말을 하지 않아야 하며,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만 통화할 수 있다. 캔디와 만나지도 않고 오로지 휴대폰으로만 소통하지만 통화가 끝날 때쯤에는 서로의 진심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어떤 출연자는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내 귀에 캔디>의 출연자들이 반나절 정도의 짧은 소통만으로 서로 진심을 담아 교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감대 만들기
장근석, 서장훈, 안재홍 등 캔디와 친구가 되는 출연자들은 모두 연예인이다. 여기에 유인나, 안문숙, 지석진 등 캔디로 등장하는 이들 역시 모두 연예인이다. 출연자들 사이에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가 연예계에서 활동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중국에서 활동하느라 상하이에서 있던 유인나에게 장근석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공감하고 지지해준다. 프로야구 시구를 하게 된 서장훈에게 캔디 윤세아는 자신의 시구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용기를 준다. 비슷한 경험과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은 서로를 공감하며 이야기하기가 쉽다.
<내 귀에 캔디>가 공감대를 만드는 방식은 캔디폰이 전달된 후 진행되는 ARS 통화에서도 드러난다. “당신은 오늘 마음을 나눌 친구가 필요하십니까?”라는 첫 질문으로 새로운 친구와 만날 것인지를 출연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 어떤 캔디와 함께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어떤 캔디와 연결할지를 결정한다. 안재홍은 편하고 말이 잘 통하며, 낯가림이 심한 자신을 불편해 하지 않는 캔디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출연자들과는 달리 같은 남성인 지석진과 통화를 하게 된다. 사실 안재홍은 캔디로 김연아 선수를 기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답변을 다시 생각해보면 김연아 보다는 지석진이 더 적합함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동성 캔디의 등장으로 당황했던 안재홍은 프로그램 말미에 든든하고 충만하다고 하며 ‘기분 좋게 배부른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집중하고 경청하기
진심으로 소통하고 교감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경청해야한다. <내 귀에 캔디> 출연자들은 이를 위해 한가지 준비를 한다. 그 날 스케줄을 비워두거나 충분한 통화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연자들은 언제든 통화할 수 있고, 통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보통 우리는 다른 일을 하느라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지 않나. 출연자들은 스케줄 비우기를 통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게 사전 준비를 한다.
다음으로는 열린 마음이다. 평소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서장훈에게 캔디 안문숙은 시장에 갈 것을 권한다. 망설이던 서장훈은 고심 끝에 안문숙의 말을 따른다. 안문숙은 통화 중 서장훈이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것을 알게 되고 안쓰러워한다. 안문숙은 시장에서 콩국수 재료를 사서 요리해서 먹을 수 있게 서장훈을 코치한다. 안문숙의 말을 따른 덕분에 서장훈은 제대로 된 콩국수를 맛보게 되고, 다음에도 콩국수 정도는 직접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안재홍은 캔디 지석진과 통화하다가 살을 빼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석진은 오늘부터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안재홍은 이 말에 따라 바로 헬스장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가장 적극적인 경청은 상대방의 말에 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캔디들의 제안이 서장훈이나 안재홍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했기 때문에 무언가를 제안할 수 있고, 그 제안에 집중했기 때문에 실천으로 반응한 것이다.
속마음 꺼내기
공감대를 만들고 집중, 경청하는 사이가 된 <내 귀에 캔디> 출연자들은 평소 하기 힘들었던 속마음을 꺼내기 시작한다. 캔디 김선영의 제안에 따라 동물원에 간 서장훈은 호랑이를 보며 슬프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김선영의 “나는 너를 늘 응원할거야”라는 말에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서장훈은 선수시절 응원을 많이 받지 못해 응원에 목말라 있었다고 했다.
“호랑이 우리 안에 갇힌 맹수 같은 느낌이었어. 밖에서 나뭇가지 같은 걸로 막 계속 찌르고 그러면 호랑이가 어흥 할 거 아니야. 그럼 그걸 보고 막 밖에서 무서워하고, 놀라고, 좋아하고 내가 약간 그런 느낌이었어. 농구를 즐기지 않고 전쟁을 하는 그런 마음으로 내가 저 모두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으로 했거든. 그래서 나를 지지하거나 응원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좋아.” 서장훈의 말에 김선영은 항상 니 편을 들겠다고 이야기하며 지지한다.
장근석은 캔디에게 어린 시절 속옷 광고를 찍은 후 친구들이 놀릴 때 그 광고 덕분에 집안형편이 좋아져서 오히려 당당했다고 이야기했다. 안재홍은 무명시절 고생하며 극장에서 아르바이트 했던 이야기를 한 후 그 극장에 무대인사를 갔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경청한 후, 프로그램 말미에 등장하는 속마음 이야기는 <내 귀에 캔디>가 프로그램 소개에서 전제한 군중 속 고독, 일상 속 허전함을 극복해내는 진심의 순간을 보여준다. 그것은 누군가와의 진정한 소통에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은 어떤 소통과 진심의 순간들을 만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