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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자이언티 <노래>, 부담을 넘어 공감으로

김상진 2017-06-20 (화) 11:48 9년전 9417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 자이언티 <양화대교> 가사 일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본 노래 <양화대교>다. 가수 자이언티는 발표하는 노래 대부분을 음원차트 정상에 올리고 상위권을 유지해서 음원깡패라고 불린다. 그런 그가 올 초 발표한 <노래>의 중요한 가사를 보면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고 말한다. 대중음악 가수이며 음원깡패인 그는 왜 이런 가사를 썼을까?
 

부담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사람들이 가사를 못 외웠으면 해
에베베베 에베베베
일주일 전 욕조에서
나 혼자 흥얼거리던 노래
이제는 너 혼자 듣고 있고
곧 사람들도 듣게 되겠지
피아노 하나로는 심심해
베이스도 넣게 되었지
하루 종일 널 생각하다 쓴 노래
별 내용은 없지만
그냥 내 마음이다
생각하고 들어줬으면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사람들이 가사를 못 외웠으면 해
에베베베 에베베베
다른 내 노래들처럼 오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
유명한 어떤 곡들처럼
금방 잊혀지지 않기를
 
- 자이언티 <노래> 가사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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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뷰에서 자이언티는 <노래> 가사가 자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데 대한 부담에서 나온 것일 수 있겠다고 했다. "제가 자전적인 걸로 알려진 가수이잖아요. 처음엔 제 이야기를 노래하는 게 싱숭생숭했어요. 저만의 이야기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거니까요. 제 일기장을 누군가 본 것 같은 느낌이랑 비슷해요. 그 심정이 반영된 게 이번 타이틀곡 <노래>에요." (자이언티 “<양화대교> 이후 공감에 집중…위로 드리고 싶다” 아시아투데이 2017년2월9일)
 
자이언티는 <양화대교>를 통해 아버지가 택시 운전사였고 어린 시절 늘 혼자 있었다는 사실을 노래했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체험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양화대교>가 크게 히트한 노래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티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되었다. 지인들은 양화대교를 지날 때마다 자이언티에게 전화했다고 한다. 그러니 ‘하루 종일 널 생각하다 쓴’ 철저히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담이다. 요즘처럼 개인 사생활이 존중되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형편이나 상황이 어렵다면 자기 이야기를 더 꺼리게 된다. 이는 사회복지사들의 딜레마이기도 할 것이다. 무언가 지원이 필요할 때 많은 경우 당사자의 이야기를 외부로 드러내야 한다. 대개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지원을 요청한다. 이런 경우 당사자는 자이언티가 느꼈다는 ‘자기 일기장을 누군가 본 것 같은 느낌’, 그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사업계획서를 쓸 때도 지역에 대해 저소득, 위기, 요보호, 슬럼화 같은 말들을 무심코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역과 당사자의 어려움으로 사업의 설득력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당사자가 볼 때 지원요청서나 사업계획서가 어떨지를 예민하게 고려하여 쓰고, 가능하다면 내용을 당사자에게 보이거나 함께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
 

공감
그렇다면 자이언티는 부담이 있는데도 '유명해지지 않았으면'하고 '사람들이 가사를 못 외웠으면' 하는 <노래>를 왜 발표했을까? 인터뷰에서 자이언티는 공감을 이야기했다. "<양화대교>라는 곡을 내기 전에 한 댓글을 봤는데 제겐 굉장히 자극이었어요. '자이언티는 감탄을 줄 순 있으나 감동을 주긴 어려운 아티스트'라는 댓글이었어요. 실제로 <양화대교> 전까지는 제 실력을 증명하고자 하는 곡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댓글로 인해 슬럼프를 거치고 <양화대교>라는 곡이 탄생했어요. 공감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나는 공감을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음악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생각해야 할 문제에요." (자이언티 “<양화대교> 이후 공감에 집중…위로 드리고 싶다” 아시아투데이 2017년2월9일)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먼저 공감해야 할 것이다. 당사자를 어려움에 처한 사람, 지역을 낙후되거나 슬럼화된 지역으로 표현하기 전에 이에 대한 공감이 먼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어렵거나 낙후되었다고 해서 일방적인 도움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바가 있을 수 있고 이를 어떻게 살리느냐도 중요하다.
 
자이언티가 인터뷰한 것처럼 그에게 <양화대교>는 부담이면서 동시에 공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였다. 그러니 대중음악 가수로서 자이언티가 <노래>를 발표한 것은 앞서 말한 자기를 드러내는 부담감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나고 이를 통해 당사자의 입장과 이야기를 잘 담아야 할 것이다. 그 안에서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는 분명 당사자와 다른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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