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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김생민의 영수증> 삶과 사회사업이 일치하는 사회복지사

김상진 2017-11-15 (수) 16:13 8년전 10799  

삶과 방송이 일치하는 연예인
<김생민의 영수증>은 원래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시작했다. 팟캐스트 청취자의 사연에 대해 경제자문위원 김생민이 조언을 하는 시간이 있었고 많은 이들의 공감과 인기를 얻으며 독립적인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방송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BS에서 TV예능으로 방송되기 시작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청취자의 사연과 한 달 치 영수증을 함께 보면서 잘못된 소비에 대해서는 ‘스튜핏(stupid)’을, 적금이나 합리적 소비에 대해서는 ‘그레잇(great)’을 외치며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많은 이들이 김생민을 ‘통장요정’이라 부르게 되었고, ‘스튜핏’, ‘그레잇’은 유행어가 되었다. 자신을 위한 소비를 칭송하는 ‘욜로’가 득세하는 시대에 그와 철저히 대척점에 선 김생민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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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김생민은 ‘돈은 안 쓰는 것이다’라는 지론을 펼친다. 편의점에서 사는 보리차 음료는 비록 천몇백 원이지만 그것이 습관이 된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한다고 하는 식이다. 반면 그의 지향은 철저히 적금을 향한다.

이는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개사한 김생민의 노래 가사에 드러난다. ‘적금은 이렇게 지루해 보여도 만기가 되면은 기쁨은 열다섯 배’ 김생민은 거기에 덧붙여 ‘내 집 마련’을 큰 목표로 추구한다. 그렇다고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모든 소비를 ‘스튜핏’으로 보지 않는다. 특별히 가족을 위해 부모님을 위해 하는 소비에 대해서는 ‘가족사랑 그레잇’을 선사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김생민에게 공감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가 철저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1992년 KBS 특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생민은 지난 25년간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연예가중계>, <TV 동물농장> 등에 꾸준히 출연하는 성실한 삶을 살았다.

거기에 신인 때부터 KBS 근처 은행을 두루 다니며 각종 금융상품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와 꾸준히 근검절약하며 살아온 다양한 에피소드가 더해졌다. 배우 정상훈을 비롯해 후배들이 어려울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이야기도 알려지면서 미워할 수 없는 절약가의 이미지가 생겼고 이는 대중의 신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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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은 평생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아왔고 이것이 <김생민의 영수증> 방송으로 이어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어떤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고 그것이 내가 하는 사회사업으로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는가? 나아가 사회사업에 담은 나의 가치와 철학이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삶과 사회사업이 일치하는 사회복지사
얼마 전부터 사회복지사로서 고민이 하나 생겼다. ‘아이에게 엘리베이터에서 어른을 만나면 인사를 하라고 해야 하나?' 집과 복지관의 거리가 있다 보니 평소 집에 있는 시간보다 복지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평일에 집은 그저 밥 먹고, 잠자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사는 지역에서 어떤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이웃과 잘 알지 못한다.

집으로는 때때로 성범죄자 신상 정보 우편물이 오고, 어금니아빠 사건처럼 이웃 어른의 흉악범죄가 계속된다. 올해 아홉 살, 여섯 살 아들과 두 살배기 딸을 둔 아빠 입장에서 특히나 말을 알아듣는 두 아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내렸다. “엄마 아빠랑 같이 있을 때는 어른들에게 인사해”

 

복지관에서 설맞이행사를 처음 맡았을 때 비슷한 고민에서 세배에 접근했다. 설에 어르신들의 역할은 아랫사람에게 덕담을 해주시는 거라고 보고 세배를 하고자 했다. 누가 어르신들을 찾아가면 좋을까 하다가 어르신산타로 알게 된 아이들 가정을 떠올렸다. 어르신산타 때는 어르신들이 찾아갔으니 설에는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찾아뵙자고 어머님들께 말씀드렸다. 원래는 사회복지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우르르 다녀오곤 했는데 아이들 가정 단위로 한 어르신께만 세배를 다녀오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어머님들께 이야기한 것이 앞서 말한 문제의식이었다. “아이들을 인사 잘하는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으시죠? 근데 또 세상이 불안하니까 그렇게 가르치지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이번 설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께 세배하면서 어른에게 인사하는 걸 같이 가르쳐보면 어떨까요?” 열 가정 정도가 참여하기로 했고 당일 어머님들은 아이들 손을 붙잡고 세배를 다녀오셨다.

‘인사’를 가르치자는 목적에 맞게 세배를 진행한 것이다. 세배를 다녀온 후 엄마들은 어른들에게 인사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는 이야기, 아이들이 생각보다 예의 있게 행동해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모두 사회복지사의 취지를 이해해주시는 고마운 말씀들이었다.

 

그런데 유독 한 분이 좀 불편한 기색을 보이셨다. 아이 셋을 데리고 갔는데 세 아이에게 각각 세뱃돈을 주셔서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함께 생각하다가 어버이날에 선물을 준비해서 다시 찾아뵈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관계가 생기면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어르신, 알고 지내는 아이들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고민으로 돌아오면 사회복지사로서 주민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를 추구하며 일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너무 고민이 되어 우리 복지관 주민 지도자 교육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여섯 분의 주민 중 네 분은 그래도 인사하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하셨고 두 분은 충분히 고민되는 일이며 특히 딸아이에게는 그렇게 가르치기가 힘들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여섯 분이 주신 해법은 평소에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지내보라는 것이었다. 김제복지관 정수현 선생님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동화책 읽어주는 아빠 모임을 제안했다고 한다. 홍보사회사업하는 김종원 선생님은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기 스티커를 자기 아파트 동대표회에 제안해서 직접 붙여보았다고 한다. 삶터와 일터가 분리되었더라도 이렇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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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은 근검절약하며 살아가는 사람이고 그것이 방송으로 이어지며 사람들에게 신뢰와 공감을 얻었다.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으로 사회사업을 하는데 실제 삶도 그 가치와 철학에 맞게 살고 있을까. 괴리가 있다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 <소셜워커> 2017년 11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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