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나비효과편
2010년 12월 18일 MBC 무한도전 ‘나비효과'편에는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재미있는 건물이 등장했다. 모든 물건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2층을 북극호텔로, 너무 더워서 한 겨울에도 자연스레 반팔, 반바지를 입게 하는 1층을 몰디브리조트로 설정하고 둘 사이를 에어컨과 실외기, 배수구로 연결하였다. 그 결과 1층 몰디브리조트에서 에어컨을 켜면 2층 북극호텔의 실외기가 돌아가서 북극호텔의 얼음이 녹고 그 물이 배수구를 통해 고스란히 1층 몰디브 리조트로 흘러 들어가는 식이 되었다.

사진출처 : 무한도전 나비효과편 방송화면 캡쳐
또한 ‘나비효과’ 영상에서 멤버 길이 냉장고 문 오래 열기, 물 틀어 놓고 설거지, 세수하기, 보일러와 조명을 틀어놓고 외출하기를 할 때마다 2층 북극호텔의 온열기가 작동하여 북극호텔의 얼음이 녹고, 몰디브리조트가 점점 더 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지구온난화를 체험한 것이다. 이를 통해 무한도전 멤버들은 내가 무심코 사용한 에너지가 탄소로 발생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 결과가 하나인 지구를 비롯하여 나 자신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출처 : 무한도전 나비효과편 방송화면 캡쳐
이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의 장점인 캐릭터와의 자연스러운 일치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로 전달되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무심코 지나치던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인식을 바꾸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실로 잘 만든 캠페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비효과편의 ‘효과’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며, 시청자들이 이를 간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경험의 설득력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다가 말이 딱 막히는 경우가 있다. 직접 해봤느냐고 할 때가 그렇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거다. 아무리 내가 잘 아는 일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직접해봤다는데 무슨 말을 더할 수 있겠는가. 경험만큼 좋은 설득력은 없는 법이다.
그래서일까 사회복지분야에도 작심하고 직접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캠페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대학생참가자들이 산동네 등 최저생계가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최저생계비만으로 한달을 살아보는 것이다. 혹은 온라인으로 참여해 본인이 사는 곳에서 최저생계비로 한달을 사는 것이다.

사진출처 :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캠페인 공식카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다수 대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현재의 최저생계비는 턱없이 부족하고 계측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말이다. 혹 최저생계비로 한달을 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를 위해서는 영양가 있는 식생활도 포기해야하고, 평범한 옷도 입기 힘들며, 문화생활은 아예 꿈도 꾸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그저 ‘살기 위해’ 사는 삶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을 했다고 해서 의식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는 것일까? 아니다. 같은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다를 수 있다.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야채참치 한 캔 970원, 쌀국수 91g 970원, 쌀 한 컵 800원. 3,710원의 하루 식비가 누군가에게는 건강한 식생활을 포기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프로그램에 하루 참여한 한 국회의원에게는 ‘황제의 식사’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경험’만으로는 설득력을 설명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진출처 :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캠페인 공식카페
경험에서 공감으로
결국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무한도전 나비효과편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1층 몰디브리조트 멤버들이 자신들이 켜놓은 에어컨 때문에 얼음이 녹는다는 사실을 알고 에어컨을 끄고 2층 북극호텔 멤버들과 연대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에어컨을 끈 것은 비록 물이 새어 들어 온 불편함 때문이긴 했지만, 얼음이 녹고 있다는 북극호텔 멤버들의 외침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공감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캠페인’의 미덕 역시 공감에 있다. 한달동안 최저생계비로 살면서 최저생계비로 사는 사람들에 대해 삶으로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최저생계비로 살면서, 내가 힘든 것은 누구라도 힘들겠구나하는 공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최저생계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최저생계비 지급이 아닌 우리나라 공공부조 방식 전반에 대한 성찰과 대안모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회복지사, 주민을 공감하라
과거 어려운 사람을 위한다는 사람들은 공장으로, 농촌으로, 빈민가로 들어가 삶으로 그들과 공감을 이루었다. 아니 그저 같이 살았다. 살면서 주민과 함께 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복지사들은 그렇게 살기가 어렵다. 필자를 비롯하여 사회복지사지만 실천현장의 지역주민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사회복지사들은 주민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하고, 지역을 더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주민을 만나고 그들에게 배워야한다. 중요한 것은 한 해 한 해 쌓여가는 경험이 아니라 주민(혹은 클라이언트)과의 공감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기 전에 지역에 나가 주민을 만나서 주민의 삶을 나누고 지역에 대해 이야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