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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고품격 다양성존중 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

김상진 2012-05-03 (목) 12:29 14년전 7024  

경쟁이 없는 음악프로그램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이 시작한 이후로 금요일 밤시간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각축전이 되었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오페라스타>, <댄싱위드스타>가 인기리에 반영되었고, 최근에는 <보이스코리아>, <슈퍼디바> 등이 방송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긴장감을 즐길 수 있거나, 새로운 재능을 만나는 것에 설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 탈락하는 장면볼 때나 일등지상주의 무한경쟁의 축소판처럼 느껴질 때는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허탈함에 잠이 들기 힘든 사람들은 오디션프로그램이 모두 끝나는 시각 KBS2 TV에서 방영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을 보는 것도 좋겠다. ‘고품격음악방송’을 지향하는 <스케치북>은 경쟁과 탈락이 없고, 편안한 진행과 좋은 음악들이 있으니 말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다
‘어떤 그림이든 담을 수 있는 새하얀 스케치북처럼 어떤 경계도 없이 다양한 음악을 담아내고, 뮤지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처럼 <스케치북>은 다양성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스케치북>에는 20대 초반 아이돌가수 아이유부터 70대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까지 다양한 세대가 등장한다. 또한 음악적으로는 윤종신 같은 싱어송라이터나 김범수, 박정현 같은 명품 보컬리스트처럼 음악프로그램에 잘 어울리는 출연자 뿐 아니라, 제이레빗 같은 인디음악계의 신예나 씨스타 같은 아이돌그룹 모두를 수용한다.

다양성의 바탕은 프로그램 설명처럼 경계나 편견이 없다는 것이다. <스케치북>은 <불후의 명곡2>에서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가창력을 뽐내기 이전인 2011년 1월에 이미 아이돌 보컬 특집 코너를 진행했다. 당시 엠블랙의 지오, 씨스타의 효린, 인피니트의 성규가 숨은 노래실력을 선보였고, 시청자들은 아이돌의 가창력을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00회 특집 4탄 ‘The Musician’에서는 그동안 대중음악계와 음악프로그램에서 배경처럼 존재했던 세션주자들과 코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30년 이상 세션으로 활동해온 기타리스트 함춘호, 드럼 배수연, 하몬드오르간 김효국, 색소폰 김원용 등이 다시 조명 받게 되었고, 50년 동안 아코디언을 연주해온 심성락의 마지막 무대는 단시간에 진행되는 오디션프로그램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이를 종합하면 <스케치북>에서는 명품보컬과 아이돌, 세션 연주자가 모두 같은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할 수 있다. <스케치북>은 다양한 음악이 만나는 장인 것이다.


-사진 출처 :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장면 캡쳐

사회복지는 어떤가. 우리가 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 역시 다양하다. 단순히 아동, 청소년, 청장년, 어르신으로 나눌 수 없다. 아이돌그룹이 특별한 가창력 없이 그저 반복되는 노래에 춤을 추는 것으로 생각해온 것처럼, 우리가 만나는 주민들을 한두가지 특징으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스케치북>을 통해 춤 잘 추는 아이돌 뿐 아니라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돌이 있음을 알게 되었듯이, 주민들 역시 아동이나 어르신으로 범주화 될 수 없는 다양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 다양성을 모두 존중하며 만나거나 일하고 있는가. 혹은 세션 연주자처럼 드러나지 않는 특별히 주민들은 그냥 배경처럼 여기고 지나치고 있지는 않는가. <스케치북>은 그런 우리에게 다양성을 존중할 것을 알려준다.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
<스케치북>은 12시 15분에 방송된다. 너무 늦은 시간에 진행되는 탓에 시청하기가 만만치 않은 한계가 있다. 게다가 대개 음악 공개방송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낮다. 그래서 MBC, SBS의 비슷한 음악프로그램들은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스케치북>만은 과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거친 역사를 간직하면서 단단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케치북>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프로그램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다.

2012년 <스케치북> 방송 중 시청자들과 언론에 가장 관심을 얻은 것은 지난 3월에 방영된 ‘청춘나이트’였다. ‘청춘나이트’편은 90년대 가요로 꾸며졌다.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로 시작한 방송은 HOT, 핑클, 박미경, 김현정의 댄스음악과 윤종신, 솔리드의 발라드가 적절히 섞여있었고, 김건모의 노래로 절정을 이루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 우리 행복하구나. 우리 다 같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추억할 게 너무 많네요.”라는 유희열의 멘트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음악프로그램의 주 컨텐츠는 음악이다. 음악은 일종의 언어이며, 듣는 이의 공감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된다. <스케치북>의 주 시청자인 20~40대는 90년대 가요를 향유한 이들이고, ‘청춘나이트’는 그들의 감성을 잘 담아냈다. 방송 내내 방청객이 모든 노래를 함께 부르던 장면은 공감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사진 출처 :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장면 캡쳐

앞서 살펴본 대로 <스케치북>의 일반적인 출연진 역시 1990년대 댄스, 발라드로 시작해서 인디음악, 아이돌음악까지 다양하게 확장해간 20~40대의 음악적 관심과 맥을 같이한다. 또한 스스로가 9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중음악의 중심인 유희열은 어떤 분야의 음악인이 나오더라도 그들과 일종의 음악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다른 의미로 20~40대 주 시청층은 유희열을 통해 다양한 대중음악인을 더욱 가깝게 만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음악을 담아내고, 좋은 음악을 소개하겠다는 <스케치북>의 핵심 목적에 정확히 부합한다. 또한 그렇게 쌓아온 3년의 시간은 한정된 세대를 넘어 더욱 많은 대중에게 다양한 음악을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전해주었다.

사회복지사가 맡은 사업이나 활동에 한계가 있거나 위기라고 생각된다면 이는 핵심 목적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것에 더욱 집중하라는 뜻 일지도 모른다. 이것저것 모두 다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을 명확히 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참여자나 주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인영 2012-10-02 (화) 13:34 14년전
스케치북 100회특집 4탄 'The Musician' 정말 감동있게 봤습니다. 보통 딴따라라는 대중음악을 그것도 겉으로 드러나는 인정이 없는 기타리스트, 어코디언, 섹스폰연주자. 드럼연주자로 일평생 살아오신 분들에게 장인에 대한 존경심이 일어났지요. 타인의 인정없이도 올곧게 음악가로 살아온 데는 진정 음악을 사랑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겠지요. 우리 사회복지사도 주민을 진정 사랑하는, 길벗이 되려고  한다면 주민과 함께 하는 복지의 지식, 기술, 전망 등은 부수적으로 계발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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