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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서울메이트>, 다양성과 소통에 주목하라!

김상진 2012-01-26 (목) 13:46 14년전 10734  

확~마! 궁디를 주 차삐까
요즘 <개그콘서트>가 인기다.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애정남’에서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것이 그대로 기사화되고, ‘사마귀유치원’의 최효종 고소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등 화제성에서도 여타 프로그램보다 앞선다. 그렇다면 개그콘서트의 코너 중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어를 낳은 코너는 뭘까. ‘확~마! 궁디를 주 차삐까’, ‘서울말은 끝만 올리면 되는 거 모르니~’ 등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반년이상 인기코너로 자리 잡고 있는 ‘서울메이트’가 아닐까.


이미지출처 -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쳐


완벽한 서울사람, 표준을 지향하다
서울메이트에 등장하는 세 남자는 모두 서울사람이 되고자 한다. 갓 상경한 정남이부터, 서울말을 못 쓰는 정남이를 꾸짖는 상국이, 그리고 ‘완벽한 서울사람’이 되기 위해 깡패가 사투리를 쓰면 돈을 안주고, 부드러운 서울말을 쓰면 있는 돈 없는 돈 다 퍼주어 온 동네 깡패들이 서울말을 배우게 만들었다는 경환이까지. 이들의 바람은 ‘서울말’을 잘 쓰는 ‘완벽한 서울사람’이 되는 것이다.

표준말의 정의를 찾아보면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울메이트 멤버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서울말이 곧 표준말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표준말이 필요한 이유는 교육적, 문화적인 편의를 위하여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을 정함으로써,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모두 쉽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욕구는 표준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누구나 인정하는 ‘표준’을 지향한다. 신자유주의시대 최고의 가치는 경제적 부이며, 이를 위해 예측가능하고 위험요소가 없는 삶을 동경한다. 많은 젊은이들의 꿈이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갖거나, 돈을 많이 벌어 건물 임대료를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 역시 이 시대의 ‘표준’과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표준만이 옳은 길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마다 제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들에게 표준을 들이대는 것은 일종의 폭력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서울’이 곧 ‘표준’이라는 발상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서울메이트 삼인방처럼 ‘서울말’을 동경하듯, 모두가 공부를 잘해서 출세를 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갖거나, 부유한 삶을 꿈꿔야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경쟁은 필수불가결하며 이로 인한 도태는 패배를 의미한다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당연시 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 아닌가. 바로 그 지점에서 사회복지사들의 성찰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신자유주의의 삶을 당연히 받아들이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 다양한 개성과 수많은 가능성보다 이 사회에서 ‘표준’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을 당연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미지출처 -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쳐

재미있는 것은 서울말이 곧 표준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국문과 이익섭 교수에 따르면 서울 사람들 말이 표준말이 아니며, 애초에 표준어는 여러 지역의 중산층 사람들의 말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아버지’를 ‘아부지’, ‘삼촌’을 ‘삼춘’이라고 하는 식으로 서울말 역시 표준말에서 벗어난 사투리 발음이 다수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주목하고 따를 것은 우리 시대의 표준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주민과 클라이언트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이며 그들의 가능성이다.


빠마리, 불통을 보여 주다
“손에 바를 거 말고 빠마리에 바르는 거 없냐고요?”(양상국) “네?”(박소라) “아니 빠마리에 바를 거 달라고요.”(양상국) “빠마리는 몰라도 계란말이는 좋아하는데요.”(박소라) “이거 확마 빠마리를 꼬집어뿌까.”(양상국)

화장품 가게에서 핸드크림이 아닌 뺨에 바를 로션을 찾는 장면이다. 상국이 계속해서 ‘빠마리’(뺨)라고 설명을 하고 그걸 알아들을 리 없는 소라는 ‘계란말이’를 좋아한다며 딴소리를 한다.

서울메이트의 웃음의 포인트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투리로 인해 발생하는 불통(不通)의 장면이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 것은 왜 두 사람이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지다. 가장 큰 이유는 상국이 뺨을 빠마리라는 사투리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것은 상국과 소라의 태도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 사람 모두 자기 입장에서만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지출처 -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쳐

상국은 정남이보다 표준말을 잘 쓴다. 그러므로 빠마리를 못 알아들었다면 또 다른 말로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서울말을 잘 쓴다고 생각한 상국은 빠마리 역시 서울말이라고 믿으며 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빠마리 만을 강조하고, 나중에는 소라에게 화까지 낸다. 소라 역시 상국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쓰는 서울말 외에 다른 표현에 대해 주의 깊게 듣지 않는다. 사실 화장품가게에서 계란말이를 찾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어떤 표현을 못 알아들은 건지 다시 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라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채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소통이다. 소통을 위해 선행되어야할 태도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귀이며 관심 어린 눈이다. 최근 영화 ‘부러진 화살’이 화제다. 그 이유는 피고인의 말에 귀를 닫아버린 사법부와 스스로 권위의식에 사로 잡혀 피고인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법조인들에 대한 반작용 때문일 것이다. 혹시 주민과 클라이언트에게 사회복지사도 ‘부러진 화살’의 법조인처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성찰하며 스스로를 바꾸어가야만 주민, 클라이언트와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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